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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 강조한 이재용 부회장,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기미 속 中 출장 택한 배경은

등록 2020.05.18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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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앞둔 시점...中 지도층에 강한 인상"

지난해 리커창 中 총리 공장 방문 화답 차원 출장으로도 해석

【서울=뉴시스】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일행이 14일 중국 산시성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했다. <사진출처: 중국 정푸왕(政府網)> 2019.10.15 

【서울=뉴시스】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일행이 14일 중국 산시성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했다. <사진출처: 중국 정푸왕(政府網)> 2019.10.15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을 방문하며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올해 초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4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라,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첫 글로벌 행보로 중국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설비엔지니어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중국 출장길에 직접 오른 모습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 될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위기를 선제적으로 기업 총수로서 절박한 심정이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지속과 반도체 자급화 추진 등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재점화할 분위기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오는 21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앞둔 중국을 방문한 것에는 큰 전략적 판단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때보다 이 부회장의 방문 소식은 중국 지도층에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 뿐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서도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10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 곳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수년간에 걸친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기술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성과를 반드시 가져올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리커창 총리의 방문 등 중국 정부의 관심에 대한 화답성 방문이라고도 해석된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물)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물)

아울러 다른 해외국가들이 코로나19로 항공망을 사실상 봉쇄했지만, 중국은 이달 초 한중 외교당국이 기업인 입국 패스트트팩(입국 절차 간소화)에 합의해 중국을 찾는 기업인이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입국 이후 14일 동안의 의무격리가 면제된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을 가능케했다. 이 부회장도 출국 전과 중국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시안 현장 점검 자리에서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며 발빠른 위기 대응과 과감한 미래 도전을 주문했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대격변기' 속에서 자칫 실기(失期)할 경우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비한 도전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설 연휴에도 시안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삼성은 시안에서 총 150억달러(약 18조495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2017년부터 2공장 증설을 진행중이다. 또 지난 3월 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를 진행했으며, 지난달에는 2공장 증설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하는 등 증설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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