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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출장 다녀온 이재용, '뉴 삼성' 위한 다음 구상은...

등록 2020.05.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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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께 검찰 소환 일정 이후 본격 행보 재개 예상

미중 갈등 속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향 집중 점검

조만간 美 출장 통해 직접 해법 모색 나설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물)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3일간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인의 첫 중국 방문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또 대국민 사과 이후 첫 해외 행보이자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시점에서의 중국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라 다음 행보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우선 이 부회장은 다음주께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소환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소환 시기는 이르면 이번주였지만 중국 출장 등 이유로 일주일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 재개는 검찰 소환 조사를 끝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의 변수로 등장한 반도체 발(發)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부응할 미국 투자 확대 등의 전략적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 삼성전자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증설 이슈는 고용창출 등 미국 경제 살리기의 일환이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슈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도 화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중국 이외의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만 TSMC와 인텔 등 일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벌써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중국 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주문한 점도 이 같은 경쟁 반도체 업체들의 움직임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물론 삼성전자도 미국의 반도체 자급화 추진 계획에 주요한 파트너로 거론된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이미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게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대하도록 돕는 방안에 미국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에 오스틴 사업장 인근 부지까지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현재 2개인 오스틴 사업장 내 공장을 추가로 총 5개까지 확충할 계획을 갖고있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면담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5.23.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면담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5.23. (사진=삼성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조만간 미국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을 직접 점검할 가능성도 예상된다.이 부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 및 지난해 일본의 경제 보복 상황에서 일본을 찾아 현지 재계 인맥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등 삼성의 위기 상황에선 항상 직접 자신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오스틴 사업장을 찾게 된다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의 첫 일정이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일 정도로 이들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이던 1996년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준 인연이 지속되고 있다. 그는 1998년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삼성 반도체 오스틴 공장의 성공적인 운영이 텍사스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다음 행보는 미국 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시 전 대통령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 오너가이지만 글로벌 IT기업 전문CEO 못지 않게 실리콘밸리 인맥이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민간 외교관'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한·중 기업인 '신속 통로'를 통해 14일의 의무 격리 없이 20일부터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외부활동도 가능하다. 정부 관리 지침에 따라 14일 동안 휴대전화 코로나19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매일 발열, 기침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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