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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빈 "회사 차리고 알았죠, JYP에서 꿀 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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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21 08:00:00
원더걸스 출신...기획사 CEO 르(rrr) 엔터 설립
21일 새 싱글 '넵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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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빈. 2020.05.20. (사진= 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9일 오전 신사동 카페. 갓 데뷔한 신인 같은 얼굴, 거기에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배인 눈으로 명함을 건네며 90도 인사를 하는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김유빈(32) CEO. 2000년대 말과 2010년대 초반 대한민국을 들썩인 2세대 K팝 걸그룹의 대표주자인 '원더걸스' 멤버.

2007년 원더걸스에 합류하며 전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은 유빈은 올해 1월 25일을 끝으로 JYP와 전속 계약이 만료됐다. 그리고 2월 르(rrr)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회사를 차리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그동안 꿀 빨았구나'라고요. 호호. 정말 JYP에서 많은 것을 도와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THX JYP but Free now / 참 편했지 뭐 / 꿀 빨았지 뭐 / 건강한 유기농 집밥 (야미야미) / 내 입엔 msg가 (ye 더 야미 야미야 미안)"

JYP를 나와 또는 르 엔터를 설립하고 처음으로 21일 오후 6시 공개하는 디지털 싱글 '넵넵'에서도 "꿀 빨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원더걸스 때부터 협업해온 심은지 작가와 함께 유빈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유빈, 아니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게 되면서 "예전에는 이해를 못했던 회사 시스템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된다"고 털어놓았다. 

"(JYP에 속해 있을 때) '왜 이렇게 컨펌을 안 해주시지'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됩니다. 호호. 이미지의 폰트, 색깔, 디자인 심지어 사진 위치까지 다 확인하고 결정을 해야 했던 거예요. JYP 식구분들 존경합니다! (JYP 수장인) 박진영 PD님에게는 가사에 JYP 이야기를 넣었다고 귀띔해드렸어요. '꼭 뮤비를 보겠다'고 말씀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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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빈. 2020.05.20. (사진= 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기존에 회사원들이 서로 소통을 할 때 "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잘 알게 됐다며 웃었다. "네!"라는 단답형의 딱딱함을 누그러뜨리는 그 무엇. '넵넵'은 이른바 '넵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위로송이다.
 
"회사를 차린 뒤 소통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넵'을 하고 있더라고요. '넵넵'을 쓰면서 직장인들의 유머 코드를 모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워하기도 했어요."

곡 작업과 뮤직비디오는 물론 티저 시안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유빈은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다시 데뷔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죠. 뮤직비디오 끝에 저희 회사 로고가 나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더라고요. 최근 영자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앨범 이야기는 한번도 안 하고 회사 이야기만 했어요. 하하. 지금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었죠. (박진영) PD님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했어요."

JYP는 기존에 소속된 가수들과 전속계약을 끝내도 인연을 잘 이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진영 PD님이 회사를 나온 가수에게도 신경을 써주세요. 회사 차릴 때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원더걸스 출신으로 르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혜림이랑 하는 것도 응원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면모 때문에 JYP 출신들이 잘 인연을 이어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자취생이 된 느낌이에요. 박진영 PD님은 신경을 써주는 부모님 같죠."

독립심이 강한 유빈은 일찌감치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꿈이 있었다. 독립적인부모님의 영향을 받았고, 박진영이 멋있다는 생각도 했다. 멤버들과 콘셉트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으며, JYP에 있을 때는 가수들의 곡을 모으고 정하는 'A&R'(Artists and repertoire) 파트에 자주 놀러가서 계속 앉아 있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 회사를 차리는 것을 "저질러" 본 것이다. "집안 일에 비유하면, 빨래와 청소가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제야 사회인이 돼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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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빈. 2020.05.20. (사진= 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데뷔 11년 만인 지난 2018년 첫 솔로 앨범 '도시여자'를 발표할 당시 '시티팝'을 선보이는 등 신선한 음악에 관심이 많은 유빈은 이번에 회사를 차리고 처음 발표하는 곡의 장르로 이지리스닝 계열의 힙합을 들고 나왔다. '걸크러시'의 대표주자인 그녀가 르 엔터테인먼트의 첫 곡으로 강렬한 곡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처음이라고 '저 나왔어요'라며 선언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즐겨주세요'라는 마음이 더 컸죠. 제가 지금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발라드도 좋고, 록도 좋아, 시티팝도 좋고. 제가 그때 그때 느끼는 감성이랑 기분을 공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바뀌어가는 것도 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남성 가수 출신 엔터테인먼트 대표 또는 제작자는 많지만 여성 가수 출신 대표는 드물다. 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새로운 롤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유빈은 "지금은 굳이 성별을 나누는 기준 같은 것이 많이 무너진 것 같아요. 성별을 떠나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멋진 대표가 되고 싶을 뿐이죠."

다만 르 엔터테인먼트를 설립을 하면서 마음 먹은 것은 "즐거운 곳이었으면"이었다. "아티스트뿐 아니라 직원들 모두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혜림과 함께 하는 것이 만족스럽다.
 
"혜림이가 없었으면 외롭기도 하고 부담감, 책임감이 컸을 거예요. 제가 혜림이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더 크거든요. 제것보다 혜림이 것을 더 믿고 모니터해줘요. (혜림이 결혼을 앞둔 연인 신민철과 출연 중인 MBC TV 예능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회사 이름 '르(rrr)'는 '리얼 레코그나이즈 리얼(real recognize real)'의 줄임말이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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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빈. 2020.05.20. (사진= 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유빈은 회사 이름을 짓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제 이니셜을 따면 YB인데 이미 선배님들 밴드가 있고. 고민하다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는 '진짜'들이 모였으면 해어요. 외국에서 전화벨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고, 기억에 잘 남을 것 같기도 했죠. '르'가 프랑스어로는 영어 '더(THE)'를 뜻하기도 하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같이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유빈은 조심스레 회사의 앞날에 대한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것을 펼치고 싶지는 않아요. 재능 있는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조금씩 신인과도 이야기를 해보고, 연습생도 키워보고 그런 식으로 천천히 키워가고 싶어요."

호기심이 많은 유빈은 가수뿐 아니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작가, 프로듀서 등 다양한 분야의 이들과 함께 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다른 분야가 있어야 여러 부분에 있어 조언을 받을 수 있고 시너지도 크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종합 엔터테인먼트'가 꿈일까? "아니요. 그건 너무 거창하고, 종합 동아리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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