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등교로 재점화된 '코로나 공포'…"바이러스보다 공포감이 더 두려운 상황"

등록 2020.05.21 05: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과도한 공포, 개인과 사회에 무익…방역활동에도 악영향

"괜찮다" 메시지 후 집단감염 발생하면 공포감 더 커져

[안성=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첫날에 경기 안성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안성시 9곳의 모든 고등학교가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진 20일 오후 안성시 한 고등학교 교문에 출입제한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5.20.semail3778@naver.com

[안성= 뉴시스] 김종택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 첫날에 경기 안성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안성시 9곳의 모든 고등학교가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진 20일 오후 안성시 한 고등학교 교문에 출입제한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대상 등교 개학이 실시된 첫날 고3 학생 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인천 등 일부 학교들이 등교를 취소하면서 코로나19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경각심과 달리 과도한 공포는 개인과 사회의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이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공포를 억제하려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등교 개학이 시작된 지난 20일 고등학생 확진자 2명이 발생하면서 인천과 경기 안성 고등학교들은 학생들을 귀가조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등교 개학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월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머물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됐던 진천에서 반발이 있었다. 이 교민들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입소를 하기로 했는데도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주민 설득을 위해 현장을 찾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일부 주민들에게 물병을 맞는 상황도 발생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1일 "바이러스 자체보다도 공포감이 더 두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데도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 등으로 누가 감염됐는지를 식별할 수가 없다.

그러나 과도한 공포는 오히려 방역 활동과 삶의 영위 부분에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도 공포에 의한 부작용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면 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천=뉴시스] 조성현 기자=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다급하게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0.01.29. jsh0128@newsis.ocm

[진천=뉴시스] 조성현 기자=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1월29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다급하게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관건은 소통과 정보 전달이다. 앞서 진천과 아산에서는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당국의 설득과 논의를 거쳐 주민과의 공감대를 이뤄냈다. 정부가 진천을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건 1월29일인데 정부는 이날부터 매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정보 제공에 나섰다. 그 결과 임시생활시설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음에도 혼란은 없었다.

확진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때 과도한 공포와 불안감을 완화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보 전달의 방식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3월28일 완치율 50%를 달성하자 "우리 사회 모두 축하할만한 성과"라고 밝힌 바 있다. 4월30일 신규 확진환자가 4명 발생했을 때도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고 했다. 이튿날인 5월1일 신규 확진환자는 9명으로 늘었고 2주도 지나기 전인 5월10일엔 신규 확진환자가 34명으로 증가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괜찮다고 했는데 이태원 사건이 터지면 끝난 줄 알았는데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돼 공포감을 확 준다"며 "커뮤니케이션의 톤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일관성 있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명부 허위 작성과 동선 정보 거짓제공 등 시민들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안심하라고 해서 안심되는 게 아니라 환자가 안 생겨야 안심이 되는 것"이라며 "주변 사람들을 격려하면서도 이제는 감시도 해야 하지 않겠나. 마스크를 안 쓰면 쓰라고도 하고 집에서는 자녀들이 학원이나 PC방, 코인노래방 같이 공공장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