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의도 and]통합당 '김종인 체제'…미운털 박힌 홍준표, 야인 생활 길어지나

등록 2020.05.23 10: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홍준표, 김종인 비대위 반대 앙금…"부정비리로 얼룩"

김종인 "무소속 복당 서두를 문제 아냐…당 사정 봐야"

대선 역할론에도 金 "사람 많아"…洪 "국민께 묻겠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 2020.04.1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 2020.04.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미래통합당이 지난 22일 당 지도체제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을 반대하며 장외 설전을 벌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의 복당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참패를 책임지고 사퇴한 후 2년여 동안 야인 생활을 이어왔다. 특히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에는 은근한 견제 속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섰다.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되고 '라이벌' 황 대표가 사퇴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맞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취임으로 야인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다시 멀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을 강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당초 홍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통합당의 해결사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자 "카리스마도 있고 오랜 정치경력도 있고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다"고 찬성했다.
 
그러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가 끝난 뒤 40대 기수론 등을 들며 당 쇄신책을 이야기하자 수십년 전 뇌물사건을 폭로하며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1993년 4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함승희 주임 검사의 요청으로 20분 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 사건을 자백받았다"며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고 각을 세웠다.
 
'김종인 비대위'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선 이유로 홍 전 대표는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고 설명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기존 대선 후보를 겨냥해 '시효가 끝났다'고 평가하자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 전 대표의 기류도 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앞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인 내정자는 오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한다. 2020.05.2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앞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인 내정자는 오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한다. 2020.05.22.   [email protected]

김 전 위원장도 홍 전 대표의 복당에 미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은) 지금 당장에 서두를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홍 전 대표 역할론에 대해서도 "무소속 당선자들은 다들 다선 의원님들이시니까 빨리 들어가서 자기 나름대로의 위치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본인들의 생각이고 실질적으로 당내 사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검토를 해 봐야 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홍 전 대표의 대권 주자 행보 역시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홍 전 대표는 "개원이 되면 전국적으로 대 국민 정치 버스킹에 나서 국가를 운영할 자질이 되는지 국민들에게 직접 물어 보는 기회를 갖겠다"며 대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대권 주자로서 홍 전 대표의 가능성에 대해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야 뭐 홍준표씨뿐이겠나"라며 "내가 보기에 대권 꿈꾸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대선 후보로서 홍 전 대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으면서 복당 명분으로 대선 역할론을 내세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 전 대표의 복당은 힘들 거라고 본다"며 "정당 입장에서 봐야한다. 당에서 홍준표 들어와서 이득이 되면 받을 것이고 안 되면 안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복당 문제는 비대위에 맡기는 것으로 여론이 모아졌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당선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워크숍에서) 복당 이야기가 나왔는데 새로운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 비대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통합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자가 입당신청을 한 경우에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 비대위가 설치되면 최고위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김종인 전 위원장이 홍 전 대표의 복당 여부를 사실상 결정짓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