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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저무는 20대 국회…21대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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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26 1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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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해리 기자 = 오는 29일이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가 막을 내린다. 지난 4년간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2만4141건으로 이 중 8985건이 통과돼 법안처리율 37.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21대 국회는 패스트트랙 사태와 삭발, 장외투쟁에 발목 잡혀 역대 최저 법안 처리율을 기록한 지난 국회와는 분명 달라야 한다. 

1년 전 이맘때 국회 출입기자로 첫발을 내딛자마자 목도한 장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포함한 검찰·사법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을 두고 여야가 벌인 극한 대립이었다.

지난해 4월 25일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앞에는 법안을 제출하려는 여당 의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야당 의원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여야 의원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서로 몸으로 막고 밀치는 육탄전이 펼쳐졌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의장 경호권이 발동된 날이기도 했다. 국회의 후진적 민낯을 적나라하게 접한 순간이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에 대한 무더기 고소·고발전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 연루된 국회의원 숫자만 109명. 국회의원 정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후에도 국회의 공회전은 계속됐다.

설상가상 지난해 9월엔 '조국 블랙홀'이 시작됐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였지만 정책과 감사는 뒷전인 채 여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각종 의혹을 두고 정쟁에 몰두했다. 야당의 릴레이 삭발과 장외 투쟁이 이어진 것도 이때였다.

이처럼 20대 국회 마지막 1년은 작은 정쟁거리 하나에도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여야가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해 각 상임위원회 법안 소위를 열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다만 20대 국회가 빈손으로만 보낸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여야는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이뤄냈으며 미완의 개혁이지만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첫발을 뗐다. 만 18세로 투표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 기회도 확대됐다.

국가 인권 침해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법)과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민간 잠수사들 피해 보상 지원을 위한 '4·16 세월호 참사 피해 규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김관홍법) 등 국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법안도 통과시켰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텔레그램 n번방 재발방지법 처리를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소통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 정쟁과 별개로 할 일은 제대로 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마련을 위해 여야가 통 큰 결단을 내릴 때다. 매월 임시국회 의무 개회, 상임위원회와 법안소위 정례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5선 이상 여야 중진 의원들이 국회를 떠나며 남긴 '일하는 국회법' 내용과도 상통한다.

여야는 개원을 앞두고 너나 할 것 없이 '일하는 국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 추진단' 가동을 시작했고 미래통합당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 정당이 되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국난 속에서 말로 아닌 성과로 보여주는 국회의 역할에 국민들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공감언론 뉴시스 b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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