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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이라 더 아쉬웠던 5228일 만의 '연고지 더비'

등록 2020.05.26 22: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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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지침 따라 경기장 밖 응원전 안해

[서울=뉴시스] 연고 이전의 그날로부터 5228일 만에 열린 연고지 더비에서 부천이 아쉽게 졌다. (제공=프로축구연맹)

[서울=뉴시스] 연고 이전의 그날로부터 5228일 만에 열린 연고지 더비에서 부천이 아쉽게 졌다. (제공=프로축구연맹)

[부천=뉴시스] 안경남 기자 = 연고 이전 후 5228일 만에 이뤄진 '악연 더비'에서 부천FC1995가 복수에 실패했다.

부천은 26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4라운드 홈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제주 골잡이 주민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제주에 0-1로 졌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리던 송선호 감독의 부천은 4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정규라운드 연승 행진도 8경기에서 마감됐다.

두 팀의 악연은 14년 전인 2006년 SK 프로축구단이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시작됐다. 연고 이전 이후 생긴 이름이 제주 유나이티드다.

지역 축구팀을 잃은 부천은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했고, 2007년 12월 부천FC1995가 탄생했다.

K3리그에서 시작한 부천은 K리그에 1, 2부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2부리그에 들어갔다.

부천이 K리그2에서 자리 잡는 동안 제주는 1부리그에 속해 두 팀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제주가 강등되면서 마침내 두 팀이 만나게 됐다.

애초 두 팀은 이달 5일 어린이날 대결이 예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3주 늦게 경기가 열렸다.

하지만 무관중이라 아쉬움이 더 컸던 연고지 더비였다.

제주로 연고지 이전 후 14년을 기다려온 부천 팬들은 관중석이 아닌 TV 앞에서 복수를 응원했다.
[서울=뉴시스] 부천이 제주전 복수를 다음 기회를 미뤘다. (제공=프로축구연맹)

[서울=뉴시스] 부천이 제주전 복수를 다음 기회를 미뤘다. (제공=프로축구연맹)

이날만을 고대한 부천 서포터즈 헤르메스도 예상보다 차분하게 제주전을 맞이했다.

경기장 주변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거란 얘기도 있었지만, 경기장 가변석에 현수막을 붙이고 전날 응원가를 녹음한 게 전부였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팬들이 방역 당국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오늘 오전 현수막만 조용히 붙이고 갔다"고 설명했다.

현수막에는 "저들이 떠나고 만난 진정한 부천FC, 당신들만이 우리의 영웅입니다"라고 적었다. 제주를 향한 악담보다 현재 사랑하는 부천을 향한 믿음이 담긴 메시지였다.

경기는 아쉽게 졌다. 경기 막판 주민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부천 선수들은 허탈한 듯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하지만 아직 복수의 기회는 남아있다. 부천 송선호 감독은 "10년을 넘게 기다려온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해 미안하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고 다음을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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