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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스쿨존' 의견 분분…"살인미수" vs "상해" vs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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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27 15:03:00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의견 제각각…고의성 관건
"치고도 일부러 안 멈춰, 죽어도 상관 없다는 것"
"들이 받고 바로 핸들 틀어…상해 의도는 있는듯"
"내려선 자전거 세워줘…코너링하다 실수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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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경주 스쿨존 사고' 폐쇄회로(CC)TV 캡쳐 화면. 2020.05.27. (출처=뉴시스 DB)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경주의 한 스쿨존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던 운전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초등학생을 뒤에서 차로 치는 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되며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뉴시스가 문의한 교통사고 전문가들은 "살인미수"라는 일각의 시선에 동의한 반면, 딸을 때린 아이를 잡으려고 급하게 운전하다가 실수로 사고를 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3인의 의견을 확인한 결과, 살인미수와 특수상해죄, '민식이법' 위반이라는 제각각 다른 주장이 하나씩 제기됐다.

교통사고 전문 로펌인 윤앤리 소속 이길우 대표변호사는 운전자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살인미수"로 봤다. 정황상 아이를 차로 치었음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영상을 확인해보면 차량은 아이를 친 후 오른쪽 다리와 자전거를 앞바퀴와 뒷바퀴로 두 차례 뭉갠 후에야 멈춘다. 처음 차로 아이를 치었을 때나 최소한 한 차례 덜컹거렸을 때 멈추지 않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차를 고의적으로 박았고 넘어지는 걸 보고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을 볼때 미필적 살인미수죄를 적용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부딪히고 멈췄다면 특수상해 정도겠지만 계속 주행했다는 건 '죽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라며 "충돌 후 사과나 신고를 안 했다는 피해자 측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런 정황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경찰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사고 영상 전체를 보면 미필적 고의로 인한 살인미수도 의심되는데,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반면 '살인미수죄 적용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치게 할 의도는 엿보이지만 살해할 의도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교통사고 전문로펌 엘엔엘(L&L)의 정경일 대표변호사는 "다른 각도의 영상을 보면 아이를 치고 나서 운전대를 (급히) 반대방향으로 튼다"며 "만일 죽일 의도였으면 그대로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영상으로 보기엔 속도가 20~30㎞/h로 보이는데 일부러 살인하려고 했다고 볼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충분히 아이가 보이는데도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로 200m나 쫓아와 들이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해 고의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수사기관이 고의성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다면 특수상해죄도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민식이법이 적용되는데 피의자가 죄를 뉘우치고 원만하게 합의할 경우엔 벌금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상해 고의조차 없어보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일부러 죽거나 다치게 하려고 그런게 아니라 딸을 괴롭힌 아이를 잡으려고 급하게 쫓아갔다가 실수로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일부러 자전거를 들이받으려고 한 게 아니라, 코너에서 너무 급하게 핸들을 꺾다가 (실수로) 아이를 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러 그랬으면 밀어 부쳤어야 하는데 치고 나서 운전대를 (반대 방향으로) 튼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후 운전자가 내려서 아이 자전거를 세워주는데, 미워서 그랬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만하게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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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경주 스쿨존 사고 영상 캡쳐. 빨간 선은 운전자의 진행방향을 표시한 것.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운전자가 아이를 친 후 급하게 진로를 바꿨으므로 고의성이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2020.05.27. photo@newsis.com (출처=유튜브 한문철tv)
살인미수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이 선고된다.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스쿨존에서 어린이 상해 시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나 벌금 500만원~3000만원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전날 피해 아이의 누나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SNS에 사고 영상과 글을 올리며 "무언가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면 엄청 급하게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는데 영상 속 운전자는 거침없이 엑셀을 밟고 지나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에 내려서도 아이에게 괜찮냐 소리 한마디도 안하고 119 신고도 다른 목격자가 해주셨다"며 "자전거가 왼쪽으로 넘어갔다면 정말 끔찍하다. 이건 명백한 살인행위"라고 분노했다.

해당 운전자는 피해 아이인 A(9)군이 인근 놀이터에서 자신의 딸 B(5)양을 때린 후 도망가자 화가 나 쫓아가다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합동수사팀을 꾸려 고의성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경북 경주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은 목격자 조사나 블랙박스 확인 등 증거수집을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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