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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성노예냐" 이용수 할머니의 분노…무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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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31 06:01:00
이용수 할머니 '성노예' 용어에 불쾌감 표현
정의연, "국제적으로 인정된 단어...필요해"
윤미향 의원도 해명 회견 때 이 용어 사용
호사카 유지 교수 "당사자 고려 단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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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0.05.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용수(92) 할머니가 본인을 '성노예'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면서 새로운 용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정의연 전 대표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성노예' 표현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31일 학계와 관련 단체에 따르면 이 표현에 대한 입장은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제적으로 성노예라는 용어를 공인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용수 할머니 등 일부에서 이 용어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는 한국내에서 만이라도 다른 용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자신을 성노예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성노예라고 하면 위안소 내에서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그런데 이 할머니의 경우 당하기만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저항을 했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용어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게 단순히 이용수 할머니만의 일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족인 이모(80)씨는 "외국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식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 성노예라고 부른 것으로 안다"면서도 "단어 자체가 나쁜 의미를 가지고 있어 할머니가 입에 담기도 싫어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의연 측은 할머니가 '성노예'라는 단어를 문제 삼은 것에 대해 당일(25일)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실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개념이 성노예"라면서 "1992년초부터 영어 신문에는 'sexual slavery'로 기재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996년 인권위원회에 제출된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에서 (위안부에 대해) 성노예제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연 측은 "성노예는 자유를 박탈당한 채 성적 착취를 받은 피해자를 의미한다"면서 "피해자를 매도하기 위한 용어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피해의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라고도 했다.
 
지난 29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의원도 정의연 관련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에서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나온다'라는 질문에 "할머니를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라는 것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국제기준만 고집하지 말고 배려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씨는 "성노예라는 표현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용어인 것은 안다"면서도 "당사자가 싫어하는 데 다른 표현으로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성노예'라는 용어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국제적으로 성노예 표현이 맞겠지만, 국내에서만이라도 사용할 다른 표현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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