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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 "하경정 '경제 비전' 제시 미흡…재정 뒷받침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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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1 16:30:00
2020년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전문가 평가
가톨릭대 양준석, 뉴딜 명명한 장기 정책 비판
"경제 효율화·생산성 개선 없고 지엽적 내용"
"재정 건전성 악화 어떻게 대응하나" 지적도
KDI 송인호 "규제 풀어야…내용 없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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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및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01. bluesoda@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위용성 기자 =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하경정)을 두고 "'경제 비전' 제시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므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에 따른 재정 부담을 어떻게 뒷받침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의 장기 정책(포스트 코로나19 시대 개척을 위한 선도형 경제 기반 구축)은 '디지털 뉴딜(New-deal)' '그린 뉴딜' 등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했을 뿐 추상적인 내용이 많다. 과거 정책을 재탕한 듯한 느낌도 든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정부가 내건 구호인 '선도형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경제 전반의 효율화와 생산성 개선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도 짚었다. 장기 정책이라면 이를 포함한 정부의 경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빠뜨리고 일부 산업의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지엽적인 정책을 내놨다는 얘기다.

실제로 하경정 중 장기 정책은 '디지털·네트워크·인공지능(AI) 생태계 강화' '비대면 산업 육성' '스마트 물류 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5대 녹색 산업 육성' '그린·해양 바이오 등 산업 육성' '첨단 산업 육성' 등 정보통신기술(ICT)이나 환경·바이오 관련 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동차·조선 등 전통 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양 교수는 "ICT와 바이오 등 신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런 산업에는 미숙련 노동자가 참여해 일하기 어렵다. 고용 시장 대부분은 이런 미숙련 노동자이고, 이들은 전통 산업에 계속 의존할 것"이라면서 "전통 산업의 존속이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대책은 부족해 아쉽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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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대규모 재정 투입에 뒤따를 건전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한 내용도 너무 적게 담겼다고 봤다. 실제로 하경정에서 재정 건전성 관련 부분은 '지출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과감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지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겠다' '재정을 전 주기에 걸쳐 철저히 관리해 누수·낭비를 적극적으로 방지하겠다' 정도다.

이와 관련해 양 교수는 "코로나19 피해가 워낙 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또 세수를 어떻게 확보할지 벌써 논하는 것은 이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재정 건전성 악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설명이 너무 없다"고 전했다.

경기 회복 및 경제 활성화 대책이 미흡하다는 의견은 또 나왔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투자 활성화 및 리쇼어링(Reshoring·해외로 생산 시설을 옮겼던 기업을 자국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것) 정책에서 투자·시설투자세액공제 등은 영세 사업자보다 대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많이 투자해야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어 "이 밖에 경제자유구역·자유무역지대의 임대료 인하 등은 외국인 중심의 혜택이고, K-방역 수출이 경기 활성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 또한 재정 건전성에 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서비스 산업 선진화 등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회복 관련 정책은 거의 없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정책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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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6.1. since1999@newsis.com

규제 개혁과 관련한 부분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수십 년간 외쳐왔던 과감한 혁신과 규제 개혁을 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지금"이라면서 "하경정에서 코로나19를 잘 극복해 경제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는 읽히지만, 규제를 개혁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송 부장에 따르면 규제를 조금만 풀어도 민간 투자를 촉진해 수십조원에 이르는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도로 도심에 주택을 신규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민간에 개방하면 투자 활성화와 비효율성 제거, 신규 주택 공급량 증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제언이다.

규제 개혁이 미흡한 점과 관련해 강 교수도 "코로나19가 언택트(Untact) 사회를 불러오면서 비대면 원격 의료 정책 도입이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경정에는 관련 정책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만 알린 셈이 됐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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