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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관광공사인가 한국관광출판공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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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3 11:43:23  |  수정 2020-06-03 15: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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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한창 증가하던 지난 3∼4월 한국관광공사가 잇달아 책을 출간하고 관련 이벤트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관광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숙박업소들을 소개하는 '여행자의 방2'였다. 여행작가들이 숙소를 방문해서 남긴 후기와 사진을 담은 숙소 소개 책이다.

이에 더해 한 온라인 서점과는 국내여행 도서를 구입하면 여행안내 홍보책자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국내 출판사가 발간한 여행책을 해외에서 출판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도 했다.

문제는 그 외에 별다른 활동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사스와 메르스를 뛰어넘는 위력을 보인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덮친 동안 국내 관광분야는 딱히 뭘 하기도 어렵긴 했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약 3만명에 불과해 전년 대비 98%가 줄었고 이로 인해 올해 1∼4월 누적 방문객도 62%가 감소했다.

지난해 외국인 방문객이 역대 최대인 1750만명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올해는 2000만명 시대를 공언하기도 했지만 상반기를 점령한 코로나19는 이미 관광업계의 고사를 우려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이에 국내관광 홍보에 앞장서야 하는 관광공사로서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이기 쉽지 않았을 터다. 해외에서 관광객들이 들어오질 못하니 국내 관광지를 홍보할 주요 대상도 사라졌다.

그러나 미래는 준비하는 이들의 몫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는 모든 국가와 관광분야의 공통된 고민이다. 여행·관광의 암흑기였던 지난 2∼3개월은 언젠가는 찾아올 여행객들을 기다리며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비책을 세울 소중한 시간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간 관광공사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과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지난 2월부터 놀이동산과 호텔, 여행업계 등을 잇따라 만나면서 현장의 의견을 듣는 동안 일선 공공기관인 관광공사의 안영배 사장은 3개월이 지난 5월이 돼서야 업계와 만남을 가졌다.

그동안 관광공사가 딱히 한 일은 앞서 언급한 책 출판 및 홍보 이벤트 등 외에 별다른 게 없어 보인다. 열심히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대비책을 세워나갈 수 있었을 시간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벤트를 기획하는 데 그쳤던 것이다. 그러니 일각에서는 '한국관광출판공사'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시간을 다 보내고 이제는 적극적인 관광 회복 방안을 실행해야 할 시점에 이제서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만시지탄이다.

최근 지역감염으로 인해 다시 코로나19의 재확산 위기감이 커져 그나마 새 활로를 모색하려던 관광분야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정책이 정부의 몫이라면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고 정책을 현장과 어떻게 접목할지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건 관광공사의 역할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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