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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벼 노화 속도 조절해 수확량 늘린다'

등록 2020.06.04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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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공동연구 통해 노화 조절 유전자 밝혀내

단위면적 당 벼 수확량 7% ↑향상, 노화지연이론 세계 첫 증명

[대전=뉴시스] 엽록소 함량 변화와 총광합성량 차이.

[대전=뉴시스] 엽록소 함량 변화와 총광합성량 차이.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벼의 노화 속도를 조절해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벼의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이를 통해 생육 및 광합성 기간을 연장시켜 벼 수량성(단위면적 당 수확량)을 7%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작물의 노화 속도를 늦춰 수량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노화지연(Stay Green)'이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이전에도 벼의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한 연구는 있었지만 벼가 제때 익지 않아 수량성을 증가시키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벼의 노화 속도를 결정하는 유전적 요소를 규명키 위해 벼의 대표적 아종(亞種)인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비교분석했다.
 
우리나라서 주로 소비되는 벼 품종인 자포니카는 둥글고 굵은 반면, 인디카는 길고 얇으며 자포니카보다 10일 가량 노화가 빠르다.

우선 연구진은 DNA 염기 서열 변이를 분석하는 '지도기반 유전자 동정방법(map-based cloning)'으로 유전자를 분리해 벼의 엽록소를 분해하는 효소인 'Stay-Green(OsSGR) 유전자'가 두 아종 간 노화 속도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뉴시스] 벼 노화조절 유전자(OsSGR) 동정 및 발현 양상 분석 모식도.

[대전=뉴시스] 벼 노화조절 유전자(OsSGR) 동정 및 발현 양상 분석 모식도.

유전자의 발현은 프로모터(promoter)라는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되며 OsSGR 유전자가 많이 발현되면 엽록소 분해가 촉진돼 식물의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또 연구진은 OsSGR 유전자의 프로모터에 8가지 형태가 있고 이에 따라 유전자 발현량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 관계자는 "인디카 아종에서 보이는 프로모터 형태는 OsSGR 유전자를 더 빠르고 많이 발현시켜 노화를 촉진한다. 요컨대 광합성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량성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자포니카벼의 OsSGR 유전자를 인디카벼에 도입해 근동질 계통(Near Isogenic Line)으로 육성했다. 새로 개발한 이 벼 품종은 광합성 양과 기간이 증가해 곡식이 알차게 여무는 비율인 등숙률은 9%, 벼 생산성은 7%가 각 향상됐다.
 
 노화를 늦춰 인다카의 수량성을 증가시킨 이번 연구는 노화지연 이론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IBS 이시철 연구위원은 "노화 연구로 벼의 수명을 조절해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증진하는 데 성공했다"며 "노화조절 유전자를 이용, 벼 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 육종 개발이 가능하고 이는 식량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 온라인판에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게재됐다. 논문명: Natural variations at the Stay-Green gene promoter control lifespan and yield in rice cultivars.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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