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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무산된 '난제' 대북전단 금지법…이번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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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4 19:08:57
남북 군사긴장 조성되는 등 접경 주민들 고통 호소
'대북전단 중지' 판문점선언 후 법제화 본격 검토
교류협력법 개정 방식은 아닐 듯…국회 협의 추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사회적 합의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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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 청사에서 북한 담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오늘 새벽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06.0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부가 4일 대북전단 살포를 접경지역 긴장 조성 행위로 규정하고 제도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과거 국회에서 번번이 무산된 대북전단 금지법이 이번에는 제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접경지역 환경오염, 지역주민 생활 여건 악화 및 생명·재산 위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남측 당국에 법제화, 단속 등을 통한 전단 살포 금지를 촉구한 뒤 나온 정부 입장이었다.

통일부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부터 대북전단 문제 해결을 검토해왔다고 밝혔지만, 대북전단 금지법은 이미 여러차례 추진됐다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어 쉽사리 결론이 나기 어려워 보인다.

◇법제화 필요성 있다…"접경지역에선 결의안까지 나와"

통일부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 및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제도적인 규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북단체들은 풍향을 고려해 4~6월, 8~10월에 집중적으로 전단을 살포해왔고, 정부는 여름철마다 대북전단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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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06.01. photo@newsis.com
특히 대북전단을 두고 남북이 군사적 긴장국면을 조성한 전례가 있어 접경지역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전단 살포 금지를 원했었다. 경기도는 의회 차원에서 대북전단을 금지해달라는 촉구 결의안을 냈고 주민 기자회견, 상인회 호소문 발표 등 관련 여론이 나타났지만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행법상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할 수는 없지만 접경지역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이자 정부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근거로 '현존하고 명백한 위협'이 있는 경우에 한해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대법원은 2016년 이 같은 조치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북전단이 계속해서 남북관계 변수로 작용하는데다 국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정부가 다시 전단 살포 행위의 법적 제한 방안 검토에 나섰다. 특히 남북이 2018년 '대북전단 살포를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 중지'를 명시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법제화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장관 사전 승인제?…정부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지금까지 발의됐던 대북전단 금지법은 전단 살포 전에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18대 국회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주선 의원이 대북전단 사전신고제를 규정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19·20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들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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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06.01. photo@newsis.com
통일부 당국자는 "전단을 보내는 행위를 물자 반출이나 남북 접촉으로 보고 승인을 받도록 하든지, 아니면 전단 살포에 사용하는 애드벌룬을 수송장비로 보고 운행 승인을 받게 하는지 하는 식의 교류협력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었다"며 "남북교류협력법을 중심으로 검토를 하다보니 기존의 승인 제도 중에 어느 한 군데에 대북전단 관련 규정을 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아직 정해진 단일안은 없지만 기존처럼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는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남북교류협력을 촉진한다는 법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지난달 발표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초안에도 대북전단 관련 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넘어서나…국회 합의부터 난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은 여러 현실적 필요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난제를 안고 있다.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권리와 충돌하는 문제가 있어서다. 대법원은 2016년 판례를 통해 국가가 대북전단 살포 저지에 대해 대북단체에 손해배상을 할 책임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전단 살포 자체는 표현의 자유에 따른 행위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21대 국회와 협의하며 입법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거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과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가 "북한 비판에 재갈 물리기"라고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통일부와 국회 간 협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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