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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함도 '조선인 강제노동' 은폐한 전시관 15일 개장

등록 2020.06.14 2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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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대우 없었다"고 왜곡하는 증언만 공개..."자학사관 반박 속셈"

[서울=뉴시스]다카시마 탄광에서 바라본 하시마(군함도) 탄광 전경. 2019.12.11(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다카시마 탄광에서 바라본 하시마(군함도) 탄광 전경. 2019.12.11(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일본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長崎)시의 하시마(端島 군함도) 탄광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와 학대를 가한 일이 없다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도쿄에서 15일 개장한다.

산케이 신문과 교도 통신, 지바(千葉) 신문 등은 14일 일본 정부가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혁명 유산을 홍보하기 위해 도쿄도 신주쿠(新宿)구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한 정보센터를 개관에 앞서 이날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공개했다고 전했다.

전시관에서는 군함도로 부르는 악명 높은 하시마 탄광 등에서 강제로 끌려온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일했다는 사실을 명시했지만 차별적인 대응은 없었다는 재일동포 2세의 증언 등을 일방적으로 소개했다.

당시 아버지와 함께 군함도에 살았다는 재일동포 2세 스즈키 후미오(鈴木文雄)씨는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들이 노예노동을 했는가"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주변 이들에 따돌림을 당한 일도 없다"고 밝히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정보센터는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쿠오카 등 8개현의 23개 시설로 이뤄진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의 전체 모습을 선보인다.

도쿠가와 막부 말에서 메이지 시대에 걸쳐 일본이 근대화를 달성한 과정을 패널 전시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7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구성자산의 파노라마 영상을 보여준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애초 지난 3월 말에 문을 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금까지 임시휴관 형식을 취하다가 15일 일반 공개에 들어가게 됐다.

일본 언론은 조선인이 군함도에 끌려와 강제노동을 하면서 큰 피해를 당한 사실을 전하는 대신 차별 대우를 받지 않았다는 증언만 전시해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바신문은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 지배하던 때 군함도에는 많은 조선인 노동자가 비인도적인 취급을 당했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정설을 '자학사관'으로 보고 반론하려는 저의가 있다며 과거 사실을 은폐하고 역사 수정주의를 조장하는 비판을 초래할 공산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또한 군함도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를 사실대로 전하겠다"고 약속한 사항도 지키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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