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문화일반

숲에서, 밭에서…제주의 숨결 느끼며 치유여행을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6-20 09:00:00  |  수정 2020-07-13 09:57:54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제주 물뫼힐링팜 프로그램 중 한라산 등 전경. 2020.6.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제주가 한결 가벼워졌다. 코로나19에 발 묶인 지구인들 탓에 제주 역시 찾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만큼 오히려 제주를 찾으려는 내국인들에게는 제주를 제대로 느낄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이미 제주의 한라산과 쪽빛 바다를 여기저기 누볐다면 이제는 한숨 돌릴 차례다. 제주의 곶자왈과 오름들을 찾아 숲내음과 바람을 온몸에 느끼면 실내에서 갇혀 지내야 했던 지난 몇개월간의 묵은 피로감을 단번에 털어낼 수 있을 터다.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제주의 숨결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제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저수지가 있는 애월읍 수산리에 가면 자연치유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물뫼힐링팜'이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가다보면 나온다. 일단 그냥 보기엔 소박한 농촌 마을이다.

순우리말인 '물뫼'는 물과 산, 말 그대로 '수산리' 지역 명칭이다. 개인별 건강체크를 통한 명상과 자연치유, 물메마을 트레킹, 농촌체험 등과 함께 유기농 로컬푸드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선 운동 후 피부온도를 체크한 뒤 3.6㎞쯤 되는 총 4시간 가량의 워킹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피부온도 체크는 프로그램이 끝난 뒤 각 개인의 운동량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서귀포 치유의 숲 체험. 2020.6.20 photo@newsis.com
걷기에 나서면 우선 곳곳에 쌓인 제주의 밭담길이 눈에 들어온다. 척박한 밭의 돌들을 골라내다보니 생겨난 밭담길의 유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제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수산저수지가 나타난다. 일행과 함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며 저수지 옆 시골길을 지나면 시를 적어놓은 바위들이 곳곳에 숨겨져있는 마을로 들어선다.

약간의 산책 뒤에 올라 잠시 쉬는 마을 언덕은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게 만드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멀리 구름에 보일락 말락 한라산의 모습과 함께 저수지를 품은 마을 인근의 풍광이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이후에는 손수 농장에서 키운 식재료들로 만든 빙떡, 적갈 등 제주 전통음식들이 차려진 건강밥상을 맛볼 수 있다.

양희전 물뫼힐링팜 대표는 "1996년 네덜란드에서 치유농업을 접한 뒤 이를 도입해 물뫼힐링팜을 만들게 됐다"며 "음식들은 빙떡, 적갈 등 제주에서 경조사 때 먹던 음식들로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서귀포에서 가까운 '치유의 숲'도 힐링 체험에 딱 맞는 쉼터다. 서귀포시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해발 320∼760m에 있으며 난대림, 온대림 등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한 곳이다. 특히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편백숲이 자리잡고 있어 관광, 의료 등과 연계한 복합휴양형 치유공간을 지향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하논분화구. 2020.6.20 photo@newsis.com
이곳은 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동선으로 구성돼있다. 가까운 코스로는 800m의 숲길을 걸으며 족욕과 수면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맨발로 눈을 감고 숲길을 걷다보면 느끼지 못했던 숲내음과 함께 산새 소리 등 온 몸의 감각이 배가된다. 또 길을 걸은 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면 온몸의 피로가 날아가는 기분이다.

숲 한가운데 놓인 데크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호흡에 신경을 집중하면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스르륵 감기는 눈에 잠시 눈을 붙여도 좋다. 체험이 끝나고 마시는 삼나무차와 소원쓰기는 덤이다. 또 호근리마을의 무형문화재 대바구니에 소담스럽게 담겨 나오는 음식인 차롱밥상도 선택해 맛볼 수 있다.

치유의 숲은 코스별로 ▲빙삭빙삭 숲내음 코스 A(3㎞·2시간 내외) ▲빙삭빙삭 숲내음 코스 B(5㎞·3시간 내외) ▲꼬닥꼬닥 놀멍 코스 A(3㎞·1시간 내외) ▲꼬닥꼬닥 놀멍 코스 B(5㎞·3시간 내외) ▲솔짜기 시오름 코스(5㎞·3시간 내외) 등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얼마 전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하논분화구도 제주에서 색다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하논'은 제주말로 '큰 논'이라는 뜻으로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논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제라진오프로드 체험. 2020.6.20 photo@newsis.com
약 5만년 전에 생성된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화산 분화구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큼 희귀한 마르(Marr)형 분화구로 땅 속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다 지하수와 만나면서 증기가 폭발한 뒤 퇴적층이 쌓여 화구호 형태의 분화구가 만들어졌다.

이곳은 당초 물이 차있어 거대한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500년쯤 전 조상들이 물을 빼고 논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의 대부분이 사유지로 소유주가 다 다르지만 지금도 한 명의 농삿꾼이 벼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지 안내자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부분의 땅에서는 돌이 나오지만 이곳에서는 흙이 나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뭘 심어도 자랄 정도로 비옥한 땅이다. 분화구를 가로질러 걷다보면 계속 솟아나오는 용천수와 함께 먹이를 기다리는 백로떼 등을 볼 수 있다. 올레길 7-1코스로 조성돼있다.

자연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만 하다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이런 여행자들을 감안해 격렬하게 온몸으로 굴곡진 길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2020.6.20 photo@newsis.com
제주 동북쪽 조천읍에 있는 제라진오프로드 제주캠프투어에서는 총 길이 6.5㎞ 코스를 지프차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호주의 황무지인 아웃백에서 갈고닦은 경험을 통해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를 유일하게 제공하는 곳이라는 게 올해 7년째 영업 중인 운영자의 말이다.

숙련된 운전자들이 울퉁불퉁한 숲길을 내달리는 가운데 움직이는 차에 매달리다 보면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풀을 뜯고 있는 말떼를 감상하고 적당히 즐거운 유머를 섞어가며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가이드들과 함께하다보면 어느덧 코스가 끝난다.

제주에 가면 지나칠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전통시장이다. 그 중에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활기 넘치는 시장이다.

한때 찾는 이들이 줄어 활로를 고민할 적도 있었지만 올레길과 겹쳐지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협의를 통해 올레시장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다시 많이 찾는 시장으로, 활어회부터 흑돼지, 오메기떡, 닭강정 등을 비롯해 각종 먹거리와 기념품 등과 함께 제주여행의 맛을 더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