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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서 친구 무차별 폭행 사망케 한 4명 2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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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23 15:51:36
1심 4명 모두 살인의 고의 인정→2심 1명만 인정
나머지 3명에게 상해치사죄 적용…형량 다시 정해
"피고 3명 피해자 유족과 합의…처벌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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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19)씨 등 10대 4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새벽 폭행 뒤 의식을 잃은 친구를 광주 북구 한 원룸에 방치하고 도주하는 10대들의 모습. 2019.06.11. (사진 = 광주경찰청 제공 영상 캡쳐)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원룸에서 함께 살던 친구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와 10대 등 4명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이들 중 3명은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김무신·김동완·위광하 판사)는 2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B(20)씨에 대해서는 징역 9년을, C(19)·D(19)씨에게는 징역 10년과 징역 11년을 각각 선고했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17년을, 미성년자였던 C·D씨는 소년법에 따라 장기 15년·단기 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9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 한 원룸에서 친구 E(당시 18세)군을 수십 차례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폭행은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2개월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E군이 주차장 안내 아르바이트를 통해 받은 월급 75만 원을 빼앗는가 하면 원룸 월세 보증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폭행당해 얼굴이 부어 있는 E군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공유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폭행으로 쓰러진 E군을 원룸에 방치했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E군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해 12월 1심은 "이들로부터 인간성에 대한 어떤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 119를 부르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범행 뒤 해수욕장을 다녀오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1심은 "청소기 봉과 목발, 주먹과 발 등으로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했다. 강하고 지속적 외력이 가해질 경우 치명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였다. 자신들의 폭행 사실이 발각될까 봐 피해자에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하는가 하면 아프다고 말하는 피해자를 병원에 가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치료 조치를 하지 않고 지속적인 폭행을 가했다. 피해자의 건강이 악화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식생활을 통제하는가 하면 물고문을 하기까지 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이들 사이 골목대장 격 역할을 했다. 상당 기간 폭행 행위를 지속했다. 피해자에게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가했다. 장기간 폭행으로 피해자는 다발성 손상을 입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발을 신고 여러 차례 피해자의 복부를 가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볼 때 A씨는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의 사망을 인식했거나 예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B·C·D씨와 관련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피해자의 사망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거나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 폭행 또는 상해의 고의를 넘어 살인의 고의로까지 전환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함에 있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행 경위와 폭행 정도 등을 살펴볼 때 상해치사 혐의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18살의 어린 나이에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 이들을 상당 기간 사회에서 격리, 참회의 시간을 가지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C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A씨를 제외한 다른 피고인들은 상해치사죄로 혐의가 변경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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