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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주호영, '사찰 담판'도 무위…정상화 원칙만 확인

등록 2020.06.23 23: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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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사찰서 5시간 넘게 회동했지만 결론 못내

원 구성 이견 못 좁혀…與 "국회 정상화 위해 노력키로"

주호영 "새로운 제안 하나도 없었다…내일 입장문 발표"

朱 복귀 계기 협상 가능성…양측 간극 커 전망은 어두워

추경 처리 급한 민주…단독으로 원구성 '개문발차' 나서나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BBS 불교방송 제공) 2020.06.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BBS 불교방송 제공) 2020.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문광호 기자 = 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극한 대치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강원 고성의 한 사찰에서 최종 담판을 시도했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은 도출하지 못한 채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원칙론만 확인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위해 이번 주 단독으로라도 원 구성을 끝내겠다는 민주당 입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돌려놓지 않을거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라는 통합당 입장이 맞부딪힌 결과다.

다만 양측이 큰 틀에서 국회 정상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한 만큼 주 원내대표의 이번 주 국회 복귀가 원 구성 협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45분께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와 함께 강원 고성의 화엄사를 전격 방문해 주 원내대표와 원 구성 협상을 했다.

민주당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오후 4시45분부터 9시58분까지 회담을 가졌다"며 "양당 원내대표는 오늘 회담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에 들어간 뒤 전국의 사찰을 돌던 중이었다.

그동안 수차례 접촉 시도에도 주 원내대표를 만나지 못했던 김 원내대표 등은 수소문 끝에 그가 화엄사에 머물고 있음을 알고 오후 1시께 급히 고성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회동에 이어 저녁식사와 티타임까지 함께 하며 5시간 넘게 접점 찾기에 나섰지만 이날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날 회동은 두 사람 모두에게 시급한 자리였다. 김 원내대표로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3차 추경의 6월 국회 통과를 촉구함에 따라 원 구성 협상을 이번 주 내로 매듭짓고 추경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주 원내대표로서도 이번 주 안에 국회 복귀를 예고한 가운데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인한 국회 파행의 책임이 통합당에게 쏠리는 데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 결과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강원 고성까지 찾아가는 성의를 보이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국회 복귀의 명분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칩거 중이었던 주 원내대표로서도 통합당이 국회 정상화를 외면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보이콧 철회 후 장내에서 다시 싸울 명분을 만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를 기점으로 원 구성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일지 주목된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늦어도 25일에는 국회로 돌아와 비대위 회의에 참석할 생각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BBS 불교방송 제공) 2020.06.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BBS 불교방송 제공) 2020.06.23. [email protected]

다만 여전히 양측의 간극이 커 원 구성 협상이 재개된다 해도 국회 파행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5일 통합당의 불참 속에 열린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주 후반인 25~26일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7월4일에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고 3차 추경 심사에 필요한 절차 등을 고려하면 상임위 구성이 이번 주 안에 끝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통합당은 민주당이 가져갔던 법사위원장을 다시 내놓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상임위원장직은 다 주되 의원들이 소속된 각 상임위에서 '정책 투쟁' 전략을 통해 여당의 '일방독주' 책임을 강조하며 날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회동 뒤 주 원내대표가 보인 반응도 부정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뒤 당을 통해 "새로운 제안은 하나도 없었고 (김 원내대표는) 단순히 나라를 위해 계속해서 동참해달라고만 했다. 변화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비대위에서 25일에 오라고 한 상황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내일(24일)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오는 24일 오전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나 향후 일정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일 주 원내대표 복귀 이후에도 원 구성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 민주당은 단독으로라도 '개문발차'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당 안팎에서 더는 원 구성 협상을 끌 수 없다는 강경 기류가 힘을 얻고 있고 문 대통령이 3차 추경의 이달 내 처리를 주문함에 따라 여당을 향한 정면돌파 요구도 더욱 높아지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오는 26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한시적으로 전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거나 예산결산특별위원장만 여당 몫으로 뽑아 3차 추경을 처리한 후 야당 몫 위원장은 사임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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