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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온라인·통합전산망…상반기 공연계 결산

등록 2020.06.28 09: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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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워호스' 내한공연. (사진 = 쇼노트 제공) 2020.01.14.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워호스' 내한공연. (사진 = 쇼노트 제공) 2020.0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공연계에 특히 타격이 컸다. 사람이 모일 수 없으니 한 공간에서 직접 관객과 교감하는 무대예술의 미학 자체가 부정당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공연계는 코로나19와 맞물리는 이슈가 가득했다.   

◇내한공연 줄줄이 취소

139년 만에 첫 내한할 예정이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 영국 국립극장의 '워호스' 등 올해 기대작들의 내한이 줄줄이 무산됐다. 내한공연 기획으로 회사를 꾸려가던 공연기획사들은 생계를 넘어 생존까지 위협받는 모양새다. 국내 공연기획사들 역시 타격이 크다. 지난 4월 오페라·국악 매출은 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돌파구

코로나 시대에 공연계 역시 온라인에서 답을 찾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영국 국립극장 NT라이브 등 기존 녹화된 영상물을 스트리밍하는 것은 물론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관중 공연 등 온라인으로 선보인 공연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월2일 네이버TV를 통한 뮤지컬 '마리 퀴리'의 공연 중계가 21만뷰를, 지난 22일 역시 네이버TV를 통한 서울예술단의 '잃어버린 얼굴 1895' 중계는 14만뷰를 찍으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진, 마티아스 괴르네. (사진 = 독일의 오발미디어 스트리밍 캡처) 2020.03.28.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진, 마티아스 괴르네. (사진 = 독일의 오발미디어 스트리밍 캡처) 2020.03.28. [email protected]

서울시향은 지난달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친 실시간 스트리밍 온라인 콘서트 '#여러분덕분에'로 오프라인 공연 못지않은 생생함을 전달해 호평을 들었다.

동시에 영상화 작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과 배급 등의 환경 구축, 초상권과 저작권 등 관련 법규 개정과 신설 등 선결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공연 영상화 작업, 유통과 함께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공연의 유료화다. 수입이 전무한 상황에서 제작비가 꽤 드는 온라인 공연은 출혈이 크다. 후불제, 후원금 등이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공연계 자금난 해결을 위해 유료화는 불가피하다. 열악한 중소기획사는 온라인 공연 자체가 먼 얘기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전한 관람 모색

하지만 공연업계에서는 온라인 공연은 보완 장치일 뿐 하루빨리 오프라인 공연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한 만큼, 공연장 내 안전한 관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지그재그로 좌석을 띄어 앉는 '거리두기 좌석제'가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수익 감소 등 출혈이 크면서 정답이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덜한 때 예매를 진행해 매진됐던 공연이 어쩔 수 없이 취소되면서 ''매진공연의 역설'이라는 말도 나오기도 했다.

특히 상당수 민간극장들은 정상적으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어 국공립극장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를 비롯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K-방역'을 높게 평가한 만큼, 무조건적으로 공연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마련하는 '유연한 대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국립극단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이언시 스튜디오는 연극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의 개막을 미루고 공연을 중단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여부에 따라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전 대비에 나선 것이다. 세종문화화관은 철저한 방역으로 대극장에서 뮤지컬 '모차르트!'를 공연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필수가 된 만큼, 공연과 관련 새로운 가이드 라인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email protected]


◇구제 사각지대 확인

코로나19는 공연계의 구제 사각지대를 더욱 실감나게 했다. 상당수의 예술가들이 사회보호망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이다. 대학로의 몇몇 배우들은 코로나19로 공연이 멈추자 택배로 생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참에 프리랜서 예술인들이 처한 근본적인 상황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기에 유독 취약할 수밖에 없는 불안정성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1주년

[서울=뉴시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2020.06.28. (사진 =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2020.06.28. (사진 = 홈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지난 25일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이 1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공연기관 기관, 티켓 판매대행사 등에 분산돼 있는 공연티켓 예매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티켓 판매 현황은 물론 객석 점유율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과 비슷하다. 공연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산업적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이터 전송이 의무가 아닐 때 데이터 수집은 전체 시장의 38%에 불과했는데 현재 그 비율이 약 8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6월25일부터 공연단체, 기획제작사, 티켓 예매처, 공연장 등의 공연 관련 정보 제출이 의무가 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공연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입은 공연계의 피해를 작년 동기간 티켓 판매율·객석 점유율 등과 비교해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일반 관객의 접근 용이성은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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