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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추념식 애국가 편곡한 김바로 "일반적 팡파르…북한 국가는 듣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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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01 09:20:08  |  수정 2020-07-01 09:28:24
6.25 추념식 애국가 도입부, 북한 애국가 유사 논란
국가보훈처, KBS교향악단에 편곡 요청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영상'도 삽입'
"도입부 웅장함 위해 브라스(금관악기) 구성"
애국가 연구가 "이런 스타일 처음…국가 의전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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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배훈식 기자 =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국군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2020.06.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달 25일 6·25 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 일부가 북한 애국가의 전주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미래통합당)과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적인 이해가 동반된다면, 논란으로 확산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 음악계의 중론이다.
 
이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추념식 때 KBS교향악단이 연주한 애국가의 전주는 트럼펫 위주로 편곡됐다. 유튜버 등이 유튜브에서 비교한 영상을 살펴보면, 도입부 두 소절이 북한 애국가와 거의 흡사하게 들린다.

그런데 둘 다 악보에 없는 도입부로 일반적인 '팡파르'다. 팡파르는 클래식음악에서 트럼펫 등으로 연주하는 화려하고 씩씩한 짧은 악곡을 가리키는데, 의식 등을 알리는 신호다.

브라스(금관악기)를 이용해 주로 관용적으로 사용된다. 장엄한 분위기를 주기 위한 일종의 장식으로 이미 다양한 음악에서 사용됐다.

보훈처가 일부에서 제기한 이번 논란에 해명하며 예로 든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een)',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등에서 사용됐다. 이밖에도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개선행진곡, 차이콥스키 발레 '오네긴'에서도 들을 수 있다.

특히 팡파르는 차이콥스키가 즐겨 쓴 기법이다. 차이콥스키는 러시아 대표 작곡가다. 그런데 북한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한 때 러시아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 개량악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는 북한의 오케스트라 음악은 제한적으로 전통음악과 함께 북한 작곡가의 곡이 주로 연주되는데 '백만 송이 장미' 같은 러시아 민요, 차이콥스키 같은 러시아 클래식 음악도 레퍼토리 중 하나다.

팡파르 편곡은 자연스러웠다는 얘기다. 북한 애국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러시아 국가와 유사하다는 목소리도 있어왔다. 그런데 북한 애국가 역시 다양하게 편곡된 버전이 있다. 유튜브에서 모란봉악단이 부른 애국가는 전주 없이 바로 노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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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배훈식 기자 =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국군전사자들의 유해가 봉환되고 있다. 2020.06.25. dahora83@newsis.com
이번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편곡한 김바로 작곡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팡파르는 기념식이나 운동 경기를 비롯해 누구나 언제가 들었음직한 패턴의 리듬으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음악의 3요소는 리듬, 멜로디, 화음이다. 이번에 김 작곡가가 편곡한 애국가가 북한 애국가와 멜로디·화음까지 겹쳤으면 더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있었으나, 도입부는 리듬만 있어 그 여지도 부족하다.
 
게다가 이번 행사 담당 부처인 국가보훈처 측이 편곡을 부탁하며 참고 자료로 제시한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영상도 브라스 인트로가 삽입됐었다.

김 작곡가는 "해당 영상은 성당에서 영국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었는데 풀 오케스트라가 아닌 금관악기 중심에 전체적인 반주는 오르간만 있었다. 웅장한 것을 원하셔서 악기 구성을 금관악기로 했다. 팡파르라는 결과물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패턴이라서 오해를 살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북한 음악은 평소 듣지도 못했는데 북한 애국가에 비슷한 버전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보훈처에서 KBS교향악단과 김 작곡가에게 요청한 편곡이 국가 의전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너무 생소한 편곡이라 낯설다는 것이다.

애국가 연구가인 김연갑 한겨레 아리랑 상임이사는 "50년 동안 다양한 버전의 애국가를 들어왔지만 이런 스타일로 편곡한 것은 처음 들었다"면서 "개인 음악회라면 멋을 부려도 되는데 의전 행사에서 관례대로 하지 않은 것이 생소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앞서 이번 편곡 문제 제기에 대해 "이번 6·25행사가 70주년과 국군전사자 유해봉환식이 함께 거행된다는 점을 고려, 애국가가 특별히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연주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고 이를 KBS 교향악단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오해를 받을 부분은 있지만 앞 두 소절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패턴이고 이후 전개 방식이 다르다"면서 "평범한 팡파르라,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본다. 창의적이지 못한 편곡이 오해의 소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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