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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매니저에 갑질 논란, "배우와 무관...소속사 미숙함 탓"

등록 2020.07.01 11: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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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전 매니저 폭로 조목 조목 반박

"4대 보험 문제등 법률상 책임·비난 받을것"

"배우 부부 고령…부인은 건강 안좋아 도움 필요"

"직접 만나 사과하고싶다...기자회견은 안 할 예정"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이순재가 영화 '로망' 시사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19.03.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이순재가 영화 '로망' 시사회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2019.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매니저에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원로배우 이순재에 대해 소속사가 "배우의 잘못이 아닌 소속사의 미숙함 탓"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머슴살이', '갑질' 등의 표현은 과장됐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이순재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1일 입장문을 통해 이순재의 전 로드매니저 김모씨의 폭로와 관련 조목조목 반박했다.

소속사는 올 3월 온라인 채용사이트를 통해 이순재의 로드매니저를 구인했다. 10년 전 잠깐의 경험을 빼면 매니저 경력이 없었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일을 맡겼다는 설명이다.

소속사는 1인 기획사로 별도 운영하던 연기학원의 수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되며 임대료라도 줄이고자 급하게 사무실 이전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을 누락했고, 로드매니저 업무시간이 배우의 스케줄에 따라 매우 불규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프리랜서라고 생각해 4대 보험을 가입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급여는 매니지먼트 업계 평균 수준으로 책정했고, 배우 촬영 중 대기시간 등이 길어서 하루 평균 9~10시간 정도 근무를 했다고 전했다.

모두 소속사의 미숙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는 인정했다. 김씨의 진정으로 노동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동청 결정에 따른 법률상 책임 내지 도의적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아니라는 항변이다. 김씨는 4대 보험 문제는 소속사와 논의해야 했지만 배우 개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계약 당사자가 아닌 배우와 그 가족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로드매니저는 배우와 모든 일정을 동행하며 배우의 컨디션을 살피는 역할을 하는 만큼 배우를 배려하지 않고 지속적인 신뢰를 쌓을 수 없는 사람과 계약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김씨 신청으로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며, 소속사는 법적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단 계약 문제는 배우와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씨의 '머슴살이' 주장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순재와 부인 모두 80대의 고령으로 특히 부인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항상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로드매니저는 배우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기 위해 늘 집을 드나드는 사이이고, 그동안 로드매니저들은 50~60살 정도 차이 나는 손자뻘의 나이라 집에서 나가는 길 분리수거 쓰레기를 내놓아 달라거나, 수선을 맡겨달라고 부탁하거나, 집에 들어오는 길에 생수통을 들어달라거나, 배우를 촬영 장소에 데려다 주는 길에 부인을 병원 등에 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로드매니저들은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배려해 오히려 먼저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부인도 도움을 받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고 전했다.

배우의 가족들은 일상적으로 나이가 많은 부부의 건강과 생활을 보살피고 있고 매니저에게 일반적으로 가사 업무라고 불리는 청소, 빨래, 설거지 등을 시킨 사실은 전혀 없으며, '허드렛일'이라고 표현된 대부분의 심부름 등은 당연히 가족들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자신이 드나들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에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오해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우 부부는 매니저들이 사적인 공간에 드나든다고 해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편하고 가깝게 느껴진다고 해서 상대방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좀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이로 인해 상처 입은 김씨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나아가 기회를 준다면 빠른 시일 내에 만나서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기자회견을 열어 배우의 입장만 밝히는 것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이 아니라 판단해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재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이순재 본인을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남은 인생은 살아온 인생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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