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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3점 남은 고려 나전칠기…日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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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02 16: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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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전국화넝쿨무늬합.(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7.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세계에서 단 3점만 온전하게 남아있는 고려시대 나전칠기 1점이 일본에서 귀환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에 일본에서 들여온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나전합')을 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에 들어온 나전합은 고려시대 예술을 대표하는 나전칠기 유물이다. 모자합(母子盒, 하나의 큰 합 속에 여러 개 작은 합이 들어간 형태)의 자합(子盒) 중 하나로 전 세계에 단 3점만이 온전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 나전칠기 자체도 전 세계에 불과 20여점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한국은 온전한 형태의 고려 나전칠기 유물을 단 2점만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에 돌아온 '나전합'이 추가되면서 총 3점을 소장하게 됐다.

고려 나전칠기 생산국인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합 형태의 나전합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환수는 의미가 크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환수된 '나전합'은 길이 10㎝ 남짓에 무게는 50g의 크기다. 영롱하게 빛나는 전복패와 온화한 색감의 대모(玳瑁, 바다거북 등껍질), 금속선을 이용한 치밀한 장식 등 고려 나전칠기 특유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반영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뚜껑과 몸체에 반복되는 주요 무늬는 국화와 넝쿨무늬다. 손끝으로 집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작게 오려진 나전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배치되며 유려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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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전국화넝쿨무늬합 방사선 조사 사진.(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7.2 photo@newsis.com
뚜껑 가운데의 큰 꽃무늬와 국화의 꽃술에는 고려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인 대모복채법이 사용됐다. 이는 바다거북의 등껍질인 대모를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판 안쪽에 안료를 칠해 앞면에 비쳐보이도록 하는 기법이다.

뚜껑 테두리는 연주문(점이나 작은 원을 구슬을 꿰맨 듯 연결시켜 만든 문양)으로 촘촘히 장식됐다. 또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표현하고 두 줄을 꼬아 기물의 외곽선을 장식하는 등 다양한 문양 요소가 조화롭고 품격 있게 어우러져 있다.
 
고려 나전칠기는 고려 중기 송나라 사절로 고려에 왔던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 '극히 정교하고 솜씨가 세밀해 가히 귀하다'라는 찬사를 받는 등 고려청자·고려불화와 함께 고려의 미의식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혀 왔다.

문화재청은 유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제작방식과 사용 재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비교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난 1∼3월 국립문화재연구소를 통해 이번 유물의 비파괴분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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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나전대모국당초문삼엽형합.(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7.2 photo@newsis.com
분석 결과 나전합은 전형적인 고려 나전칠기의 제작기법과 재료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나무로 모양을 잡은 뒤 그 위에 천을 바르고 옻칠을 한 목심칠기라는 점 ▲판재 안쪽 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칼집을 넣고 부드럽게 꺾어 곡선형의 몸체를 만든 점 ▲몸체는 바닥판과 상판을 만든 후에 측벽을 붙여 제작된 점 등이 확인됐다.

한편 이번에 환수한 나전합은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나전칠기-천년을 이어온 빛'에서 최초로 공개된 바 있다.

이번에 환수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돼 오는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고대의 빛깔, 옻칠'에서 14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또 보고서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활용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성공 사례를 계기로 앞으로도 중요문화재 발굴·환수에 힘쓰고,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여 환수부터 연구·전시 등 활용까지 유기적으로 진행해 우리 국민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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