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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노조 "이석주 AK홀딩스 사장이 셧다운·희망퇴직 유도"

등록 2020.07.03 11: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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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애경 본사 앞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 열어

"셧다운·희망퇴직, 기업결합심사 위해 의도돼" 주장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항공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사무실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4.02. bjk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항공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사무실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3일 이석주 AK홀딩스 사장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희망퇴직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애경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지난 3월 모든 국제선·국내선 노선을 셧다운(운항 중단)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계약직 직원을 포함해 약 350명 가량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 이후 사실상 매출을 내지 못하며 경영난이 극심해졌고, 2월부터 5개월째 직원들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현재까지 체불이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M&A 무산 시 이스타항공 파산"

이날 노조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이 무산될 시 회사 측은 파산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측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스타홀딩스 지분 포기 선언에 따른 매각대금 삭감 효과액을 약 200억원으로 추산해 제주항공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3월 이후 발생한 채무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 내에 해결하지 않으면 인수계약은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보낸 공문 등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한 결과,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 등을 포함한 선행 조건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와 인수매각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채, 제주항공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정부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파산 말고는 다른 길은 없다"라며 "이때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고의로 파산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열린 노사협의회에 참석하기 전 사측의 체불임금 등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0.06.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열린 노사협의회에 참석하기 전 사측의 체불임금 등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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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사장이 셧다운 등 권고"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스타항공이 M&A 과정에서 결정한 전 노선 운항 중단, 구조조정 결정은 제주항공이 유도한 것이라는 취지의 비판을 이어갔다.

노조는 최근 입수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지난 3월20일 당시 제주항공 사장이었던 이석주 AK홀딩스 사장은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과의 통화 중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통화에서 최종구 사장이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자 이석주 사장은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했다고 한다.

또한 최 사장이 "희망퇴직자에겐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겠나.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라고 하자 이 사장은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노조는 해당 통화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의 전면 운항 중단과 희망퇴직이 불가피한 게 아니었으며, 기업결합심사를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운수권 배분도 특혜 받아"

노조는 제주항공이 지난 5월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운수권 배분에서 특혜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어려움을 겪는 제주항공에 정책적 특혜를 몰아줘, 제주항공이 11개 노선을 배분받을 수 있었단 것이다.

한편 노조는 제주항공을 규탄하고 정부의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 피켓팅 등 투쟁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오는 4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시민단체들과 대책위를 구성할 수 있게 조직하고 세부 계획을 정리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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