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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졸속' 논란 3차 추경, 쓰임만은 확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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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06 15: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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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주 금요일 늦은 밤 35조1418억원의 3차 추경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972년 이후 거의 반세기 만에 이뤄진, 한 해 세 차례 추경이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6개월 가까이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면서도 여전히 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를 조기 종식하고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명목으로 마련된 추경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정부와 거대여당은 사태의 심각성과 재정 투입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홀로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부실 편성, 졸속 심사, 밀어붙이기식 통과라는 오점이 남았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후 24일 동안 잠자던 추경안은 불과 나흘 만에 심사를 통과했다. "목적이 불분명하고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 상당수 편성돼 있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염려를 고민하기엔 한시가 급했기 때문이다.

9조원 넘게 편성한 고용안정특별대책은 단순 일자리 위주라는 지적이 일었고, 당장 5조원 가까이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진행하는 장기사업이다. 이 모든 것은 작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아쉬운 점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방역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선 추경 중 가장 적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역대급 추경을 편성하고도 4차 추경을 만지작거려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거대여당이 합작한 일련의 과정을 국민들도 직접 목도했다. 이를 눈감아주는 것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이로 인한 경제·사회적 충격이 또다시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면 다른 문제다.

정부여당은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올해에만 110조원이 넘는 나랏빚을 불렸다. 국가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만큼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부채의식을 가져야만 한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추경이 이제 온 나라 곳곳에 투입된다. 특히나 국민에게 안긴 빚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해서는 재정의 쓰임이 확실해야 한다. 재정 집행에 있어 졸속이나 부실은 존재할 수 없다.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집행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 있어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정이 매끄럽다 한들 결과가 나쁘면 돌이킬 수 없다. 35조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걸음 먼저 다가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야만 한다.

이번 3차 추경이 정부여당의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 독배가 될지, 성배가 될지는 오로지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해내느냐에 달렸다. 결과가 흐트러진다면 이번 추경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회마저 잃게 된다. 3차 추경에 붙은 부실과 졸속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 그 쓰임만은 확실히 해야 하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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