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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사무총장 후보 8명, 누구?…유명희도 출사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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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09 11:41:22  |  수정 2020-07-09 15:10:24
아프리카·여성 후보 선출 가능성 높아
164개 회원국이 후보 선별하는 방식
핵심은 美 지지…日 "적극관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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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세계 각국의 무역질서를 조정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차기 수장 자리에 8개국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나라는 유명희(53)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후보로 냈다.

9일 WTO 사무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8일 오후 4시 사무총장 후보 접수를 마감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영국, 나이지리아, 이집트, 케냐, 멕시코, 몰도바,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에서 후보가 나왔다.

4년 임기의 WTO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데는 통상 9개월이 걸린다. 164개 회원국이 선호 후보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며 만장일치의 형태로 1명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 등장할까?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WTO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등장할 가능성을 점쳤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제네바 무역 대표단은 WTO의 수장으로 여성을 선택해야 한다는 강력한 압박이 있다"며 여성 총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의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도-이웰라(66) 세계 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58) 체육부 장관 등 3명의 여성 후보가 나왔다.

유 본부장은 WTO에 내놓은 자신의 출사표에 "한국 최초의 여성 통상교섭본부장으로 25년 간 혁신적인 협상가, 전략가, 그리고 탐험가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과 다자간 협력 기구들의 위기 상황에서 WTO를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내세웠다.

오콘도-이웰라 이사장은 아프리카의 강한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내 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특사로 활동했다.

◇아프리카, 단일 후보 내놓는데 실패했지만…

1995년 WTO가 창설된 이후 사무총장 자리에는 유럽 출신이 3명, 오세아니아, 아시아, 남미 출신이 각각 1명씩 올랐다.

WTO는 인사에 지역 안배 의무를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 기구 특성상 다음 인사에는 그동안 수장을 배출한 적 없는 지역의 인물을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아프리카 출신이 유력하다. 아프리카는 지난 6월부터 단일 후보를 내놓기 위해 여러 차례 협상에 돌입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다만 아프리카 서부의 베냉 공화국은 협상 과정에서 출마를 포기해 한 명의 후보가 줄었다.

엎서 언급한 오콘도-이웰라 이사장, 모하메드 장관과 함께 이집트 외교관 출신의 하미드 맘두(67) 변호사 등 현재 3명의 아프리카 출신 후보가 나온 상태다.

맘두 변호사는 WTO에서 약 20년을 일한 베테랑이다. WTO의 전신인 가트(GATT) 체제에도 참여한 바 있다.

◇남미 멕시코, 중동 사우디아라비아도 도전

남미에서는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74) 외교부 북미 담당 차관이 나섰다.

세아데는 멕시코의 여러 무역협상을 담당한 인물로 최근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의 대표 활약했다. WTO 초대 사무차장이기도 하며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후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전 경제기획부 장관을 후보로 세웠다. 알투와이즈리는 현재 사우디 왕실에 국내외 경제 전략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럽서는 영국·몰도바서 후보 내놔

가장 눈에 띄는 선진국 후보는 영국의 리엄 폭스(58) 전 국제통상부 장관이다.

BBC에 따르면 폭스 전 장관은 "WTO를 유의미하고 활기 있게 유지하려면 조직을 강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며 "국제 무역이 모두를 위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은 현재 EU 회원국을 비롯한 각국과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폭스 전 장관은 브렉시트 찬성파 인물로 그동안 영국의 새로운 무역협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WTO 사무총장에 오른다면 영국의 협상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 몰도바는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37) 전 외교부 장관을 후보로 추천했다. 2018년 유엔에서 몰도바의 외국군 철수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주역이다.

8명 중 최연소 후보자다.

◇핵심은 미국의 지지

WTO는 현재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년째 지속되는 세계적인 무역 전쟁을 비롯해, 브렉시트를 중심으로 한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갈등이 지속되면서다.

아제베두 현 WTO 사무총장이 지난 5월14일 임기를 1년이나 남기고 돌연 사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명 중 한 명씩 제외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선별하기 때문에 핵심은 결국 선진국의 여론몰이다.

특히 5개월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핵심이다.

VOA는 지난 7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 통보한 미국이 WTO를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WTO에서 대법원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는 미국의 재판관(상소위원) 임명 반대로 작년 12월부터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미국이 WTO 기능을 마비시킨 이유는 바로 중국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활용해 지나친 혜택을 받는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미국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의견 간극을 중재할 리더십이 있는 인물, 혹은 WTO의 시스템 개혁을 제안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게 미국 매체의 분석이다.

일본의 영향력 행사도 눈여겨 봐야한다. 일본은 이미 "WTO 사무총장 선거에 적극 관여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일본은 우리와 수출 문제를 놓고 수년 째 갈등을 지속하는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가 지난 5월 말까지 수출 규제 해결 방안을 밝히라며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일본의 묵묵부답에 6월2일 다시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시작했다.

일본의 갑작스러운 '적극 선거 개입'은 사실상 한국의 유 본부장의 당선을 저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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