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박원순 빈소' 발길 잇는 정치권…"가슴에 구멍이 났다"(종합2보)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7-10 23:09:42  |  수정 2020-07-13 13:54:39
與지도부 빈소 조문…이해찬 "오랜 친구, 애석"
성추행 의혹 질문엔 "예의 아니다" 언성 높여
박원순계 빈소 밤샘…여야 추모 행렬 줄지어
김태년 "황망, 비통"…박병석 "개인 자격 조문"
여권 "시민사회 지평 연 분"…"참담, 안타깝다"
반기문 "위대 시민 운동가"…김형오 "충격 커"
성추행 의혹에 "할말 없다"…"사자명예 존중"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정진형 윤해리 문광호 김남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10일 밤늦도록 이어졌다.

박원순계 인사들이 장례식장을 지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의원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박 시장에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욕설까지 하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낮 12시께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시장 빈소를 찾았다.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이었다. 박주민·박광온·설훈·김해영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소병훈 조직사무부총장,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뒤따랐다.

이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나와 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애도했다.

이어 "그동안 불모지였던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앞으로도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와 서울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인의 비서 성추행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의가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그는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질문)하는가. 최소한도로 가릴 것이 있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진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취재진을 노려보던 이 대표는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쏘아붙이고는 자리를 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7.10. photo@newsis.com
오전 무렵부터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박 시장 빈소를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장례식장 1층 로비부터 2층 계단까지 조문 순서를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박원순계 3선 박홍근·남인순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 김원이 의원 등은 전날 빈소가 마련되기 전 장례식장을 찾아 밤을 새웠다고 허영 의원은 전했다. 허 의원을 비롯해 윤준병·천준호·박상혁 등 박원순계 의원들과 정춘숙 의원, 민병두 전 의원도 빈소를 지켰다. 윤 의원은 오전 9시께 기자들과 만나 "(마음이) 혼잡하다"고 토로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은 오전 11시48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의 마음 상태가 위로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일 모레 다시 오겠다. 유족들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서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오를 넘기며 정치권 인사들이 속속 빈소를 찾았다. 오후 12시30분께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 부의장과 이시종 충북지사가 차례로 서울대병원에 들어섰다. 김 부의장은 조문 후 슬픈 표정으로 "따님 밖에 안 계신데 울고 있어서 별 얘기를 하기 어려웠고 안아줬다"고 했다.

오후 2시께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승래 원내선임부대표, 김영배 부대표, 홍정민·박성준 원내대변인, 권혁기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이 함께 입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황망한 소식에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큰 슬픔에 젖어있는 유족들께 심심한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시정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당에서 최선을 다해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여권에서 연이은 성추문 사건이 터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10.myjs@newsis.com
오후에는 민주당 이낙연, 송영길, 이개호, 김성주, 한정애, 백혜련, 한병도, 강선우, 신현영, 윤영찬, 맹성규, 양향자, 전해철, 김영주, 강병원, 김홍걸, 홍영표, 오기형, 권칠승, 김한정, 최혜영, 고민정, 김용민, 노웅래, 박범계, 안규백, 김영배, 서영교. 이해식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두관 의원은 "한국 시민사회 지평을 여신 분이고 참담하다"며 "가끔 만나긴 했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같이 일해보자는 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고 술회했다. 이형석 의원은 "애도만 표했다. 다 슬퍼하고 있다"며 "오늘은 다른 말씀을 안 드리련다"고 했다.

비교적 최근 박 시장과 면담을 가졌다고 밝힌 김한정 의원은 "평소 시장님과 개인적인 인연이 많았다"며 "저는 그저께 오후 5시가 마지막 공식일정이었다. 사실 제가 시장 면담하는데 그때도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뵀고 맑은 분이시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는 느낌이 든다"며 "얼마 전 전화가 오셨는데 전화를 받지 못해 이게 너무 송구스럽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전해철 의원은 "전반적으로 다 비탄에 빠져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던 결과라 다 슬퍼하고 있다"며 "가족들이 많이 슬퍼하고 계셔서 저희들은 위로했다"고 빈소 분위기를 전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배진교 원내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대표와 김진애 원내대표도 조문을 다녀갔다. 심 대표는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무척 무겁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위로 말씀을 올린다"며 "이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이 피해자 고소인이라고 생각한다.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하지 말아야될 일이라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0.07.10.20hwan@newsis.com
야당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며칠 전 전화가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한번 만나뵙겠다고 연락을 거듭하더니 이렇게 비운에 가셔서 충격이 너무 크다"며 "고인이 못다한 것은 의지와 열정을 후대들이 잘 받들어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하리라 믿고 고인의 영면을 이룩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위대한 시민 운동가이시도 하고 국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박 시장께서 갑자기 떠나 황망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다"며 "박 시장께서 하시려다 못하신 모든 국제적, 국가의 과제를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나가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자세히 내용을 알지 못하고 언론에 그런 의혹이 제기된 것은 알고 있다"며 "여러 공직에 계신 분들과 관련해 자꾸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는 "어제 소식을 들은 이래로 마음이 무겁고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참 좋고 훌륭한 분이었는데 대단히 안타깝다.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새로운 획을 그으신 분이다. 시정과 행정에도 그러한 시민정신, 세계적인 우수 사례를 접목시키려고 했던 훌륭한 행정가"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박병석 국회의장,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조문을 다녀갔다.

박병석 의장은 "고인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각별해서 개인 자격으로 왔다"고 짧게 답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0.07.10. photo@newsis.com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여성학자인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시민사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조 교육감은 기자들에게 "박 시장과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나의 존경하는 동지이기도 해서 공동 상주 같은 심정으로 대하고 있다"며 "나는 내 친구이자 동지인 박원순이 너무 원망스럽다. 삶을 포기할 정도로 그렇게 자신에게 가혹한 박원순이 나는 원망스럽다"고 탄식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회찬 동지가 갔을 때 내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제 평생 또다른 가슴에 블랙홀을 세 개나 갖고 살아가야할 것 같다"며 "정말 교육정책에 관심이 많았고 학교 현대화 뉴딜을 포함해 정책을 만들고 있었고 내게 피곤할 정도로 많은 교육정책을 주문했는데 광야에 홀로 남은 심정"이라고 했다.

고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당혹감을 보이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영길 의원은 조문 후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단 한사람하고도 (박 시장과) 고민을 나눠본 사람이 없다"며 "당내에 어디든 간에 이 고민을 나눴던 사람을 찾을 수가 없지 않나. 박홍근, 기동민 의원 조차도 전혀 몰랐다고 한다. 너무 황망하다"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두관 의원은 "나는 들은 바가 없어서 뭐라 말씀드릴 입장이 못 된다"며 "(이미) 고인이 됐는데 법적으로 공소권이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언급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10.20hwan@newsis.com
전현희 위원장은 "그 부분은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고 또 고인이 되신 분이니까 가신 분의 명예를 존중해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언론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해식 의원은 "고인의 옛날 추억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쭉 이야기 했고 그 이외에 일체 이야기를 안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박 시장 측근인 박홍근 의원은 유언장 낭독 후 입장문을 통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는 것으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가뜩이나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 의원과 진성준 의원 등과 함께 빈소에서 경황이 없는 유가족을 대신해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인사들의 조문은 밤이 늦도록 계속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우상호 민주당 의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은 오후 9시께 넘어 빈소를 떠났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오후 10시 넘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갔다. 이들은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시장 고소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지었다. 경찰은 박 시장의 사인이 타살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하지 않고 인계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formation@newsis.com, bright@newsis.com, moonlit@newsis.com, nam@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정치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