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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결국 2심도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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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15 11:50:20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검찰의 공소사실 인정안해
"전 남편 잔혹하게 살해, 죄책감도 없어" 무기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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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19.09.02.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전 남편을 무참히 살해하고 의붓아들을 죽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에게 2심 법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왕정옥 부장판사)는 15일 고유정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고씨가 전 남편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치밀한 방법으로 숨기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인에 대한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의붓아들 죽음 의혹에 대해서는 1심과 판단을 같이 했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직접 증거가 없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과 같은 판단이 나오자 피해자 측 가족과 변호인이 참석한 방청석에서는 낮은 탄식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 동안 검찰은 1심과 2심 법정에서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혐의 입증에 집중해 왔다. 의붓아들 몸에 '의도적인 힘'이 가해져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의붓아들 시신 부검에 참여했던 법의학자와 소아외과 전문의도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공소사실에 힘을 보탰다. 의붓아들이 결국 '누군가의 고의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법원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 전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상태였고, 친부도 깊은 잠에 빠져있어 '포압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현 남편과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과 피고인 작성 휴대전화 메모, 피고인과 피해자와의 평소 관계 등에 비춰 살인의 동기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심 재판부마저도 검찰 측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의붓아들 죽음은 '원인'을 찾고도 '범인'은 가려내지 못한 다소 황당한 사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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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2일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고유정 탄 호송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2019.09.02. woo1223@newsis.com

항소심에 임하는 고유정의 태도는 1심과 사뭇 달랐다. 감성에 호소하며 두서 없는 말로 일관한 1심 최후진술과 달리 고씨는 지난 결심공판에서 자필로 작성한 5~6장 분량의 최후진술서를 낭독했다.

고씨는 검찰의 '연쇄살인' 주장이 담긴 공소사실을 '고의적인 상상력'이라고 평가했다. 의붓아들 살해 의혹은 "똑똑한 그(현 남편)가 설정한대로 흘러가면 막을 수 없다"며 현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재판부는 이날 1시간15분여에 걸쳐 판결문을 낭독했다. 쟁점 사안인 의붓아들 죽음 의혹 설명에 대부분의 할애했다. 얼굴을 숙인 고유정은 장시간 이어진 재판부의 판결문 낭독에도 자세가 흐트려지지 않았다.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씨는 같은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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