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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추행' 우려스런 2차가해…"피해자 돕자" 움직임

등록 2020.07.16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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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 박원순과 팔짱 사진 올리며 "제가 추행했다"

박지희 아나운서 "4년 동안 대체 뭐하다가 이제야 나오나"

이동형 작가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났는데 숨어서 뭐하나"

피해자 변호사 "2차가해 발언자에 침묵하는것도 2차가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1일 중구 서울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에 고인의 영정이 보이고 있다. 2020.07.11.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1일 중구 서울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에 고인의 영정이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에 대한 2차 가해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로 시작해, 검사·아나운서 등의 피해자 조롱과 비난이 이어지는 것이다. SNS에는 피해자와 연대한다는 반발성 글들이 올라오고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성변호사 단체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은 전날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대검찰청에 보냈다.

앞서 진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본인과 박시장의 팔짱 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라며 "몇 년 전 종로에 있는 갤러리를 갔다가 존경하던 분을 발견했다.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고 말했다.

진 검사는 박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를 겨냥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 진실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론 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통해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고소장 접수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고인의 발인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적 증거가 있다고 암시하면서 2차 회견을 또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넷플릭스 드라마같은 시리즈물로 만들어 '흥행몰이'와 '여론 재판'으로 진행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부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후에도 진 검사는 자신의 SNS에서 "성인 남녀간의 관계는 대단히 다양하고 많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라며 "빌 게이츠는 자기 비서와 연애하고 나서 결혼했다. 그 어떤 경우에도 형사 고소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서울시가 설립한 TBS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박지희 아나운서도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에게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TBS'뉴스공장 외전 - 더 룸'의 진행자인 박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피해자를 향해 "4년 동안 대체 뭐 하다가 이제 와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처음에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신고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며 ”처음부터 신고를 해야 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 당시에는 신고하지 못했는지를 묻고 싶다"고도 했다.

YTN라디오에서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라이브 방송에서 "미투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말 못해서 밝힌다는 취지로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며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났는데 숨어서 뭐하는 것이냐"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뒤에 숨어 있으면서 무슨 말만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며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2020.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2020.07.13.  [email protected]

앞서 박 시장이 사망한 직후인 10일에도 극성 지지자 일부는 인터넷과 SNS에 전 비서를 찾기 위한 글과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전 비서측의 '고소장'이란 제목의 받은글도 인터넷상에 유포되기도 했다.

전 비서측은 지난 13일 오전 2차 가해와 관련 글 유포자 등을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전 비서측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기있는 외침! 김학순 할머니는 성착취 피해를 겪은지 40년이 지난 1991년에 비로소 목소리를 꺼냈다"며 "할머니께도 왜 이제서야 라고 물으실거냐"고 박 아나운서를 직격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2차 가해'와 관련 "2차피해는 특정인만 하는게 아닌 것 같다"며 "2차 가해성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도 2차가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 심경'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피해자를 바라보고 공감하는지에 따라서 피해자가 나빠질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과 SNS상에선 작지만 피해자 연대 움직임도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는 '박원순 시장을 고발한 피해자와 연대합니다'는 검색어로 함께 올라온 글들이 2000여개있다.

한 네티즌은 "피해자는 지워지고 애도로 가득한 이 나라에서 그녀가 살고 있다"며 "죽을 힘을 다해 용기를 낸 그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편에 서는 것"이라며 응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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