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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수전 장기화에 고통받는 이스타항공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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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16 16: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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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 문제의 장기화에 따라 점점 '빅딜'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쪽으로 흐르면서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주항공이 인수 의향을 밝히던 초기 당시만 해도 양사 모두 어엿한 대형 항공사로 한단계 진전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항공 운수업 자체가 하향세를 면치 못하자 이젠 제주항공마저 실적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인수합병이 늦어지거나 영영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 상황을 제주항공 측만의 책임이라고 단정적으로 묻기도 어려워진 셈이다. 이미 수년간 자본잠식이었던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가 제주항공마저 동반 부실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16일 "이스타항공이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인수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라며 계약 파기의 구실을 만들었다. 그러자 이스타항공 측은 "우리는 선결조건을 완료했다"라고 반박해 또 한 번의 진실공방을 예상케 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먼저 딜을 깨려는 쪽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 테니 결국 신경전만 벌이고 시간만 흘려보내다 정작 딜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가장 피해가 큰 쪽은 이스타항공 직원들로 귀결되고 있다. 빅딜이 진행돼 온 지난 7개월 간 희생을 강요당한 데 이어 앞으로도 끝모를 양사 간 다툼을 언제까지 바라봐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 과정에서 이미 400명가량의 직원이 이스타항공을 떠났으며 남은 이들의 월급은 다섯 달 치나 밀렸다. 생계까지 위협받으며 버텼지만 빠르게 상황이 정리될 것 같지도 않다. 그나마 이전에는 '조금만 더 버티면 인수전이 마무리될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더욱 고통만 가중되는 것이다.

만일 제주항공이 계약을 파기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겠지만 법원에서 기각하면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도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면 이도 역시 회생이 쉽지 않다. 첩첩산중이다.

따라서 제주항공과 정부 여당의 통 큰 결단만이 현실 가능성 있는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로 여기에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의 생계가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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