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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육중완밴드 "70~80년대 사운드가 더 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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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7-24 12:25:24
새 앨범 '부산직할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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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육중완밴드. 2020.07.24 (사진 =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부산직할시'라 발음하다가 생경함에 멈칫거렸다. 하지만 저 멀리서 '부산갈매기'가 날아오는 것처럼 이내 익숙하게 향수가 다가온다. 지방자치가 본격화된 지난 1995년 부산의 도시 이름은 광역시로 바뀌었다. 직할시가 주는 풍미는 살짝 비릿하지만, 그 날것의 뉘앙스가 주는 매력은 여전히 짜릿하다. 

부산 출신인 '육중완밴드'(강준우·육중완)가 최근 새 EP '부산직할시'를 발매했다. 청소년·청년 시기에 부산직할시 시대를 살아낸 이들이 그 당시의 음악을 재해석해 들려준다.

MBC TV '놀면 뭐하니?'로 결성된 혼성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가 재점화시킨 레트로 열풍에 합류한 건 맞지만 무턱대고 그 흐름에 몸을 내맡긴 것은 아니다. 90년대 이전인 70~80년대 거슬러 올라가 당시 '그룹사운드'의 느낌을 재현해낸다.

육중완밴드는 KBS 2TV 음악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출연을 준비하면서 70~80년대 인기를 누린 '강변가요제' '대학가요제' 사운드풍으로 연주를 하다가 이 사운드 매력에 흠뻑 빠졌다.

최근 망원역 인근 록스타뮤직앤라이브에서 만난 육중완은 "기계적으로 음과 리듬이 너무 정갈하게 빠져 있는 지금 노래 사운드와 달리 뭔가 살짝 어긋나 있는 리듬과 줄 안 간 기타톤이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직할시' 앨범은 그런 흥미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타이틀곡 '낭만과 사랑'은 낭만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랑이 담긴 이 노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귓가에 계속 맴도는 후렴과 70~80년대 레트로 감성을 가득 담은 멜로디가 특징이다.

육중완밴드는 이 곡에서 아날로그를 강조했다. 육중완은 "핸드폰이 손 안에 들어오면서 편리했지만 몸이 뚱뚱해지고 뇌가 덜 활동하는 거 같아요. 순수한 생각이나 상상을 할 기회가 더 줄어들었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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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육중완밴드. 2020.07.24 (사진 =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낭만과 사랑' 뮤직비디오는 강준우·육중완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감천 마을, 용두산 공원, 자갈치 시장 등 부산의 다양한 명소에서 촬영했다. 최근 서울토박이들이 부산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tvN 예능 '서울촌놈'에 자갈치 시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70~80년대 분위기를 풍기는 의상을 구하기 위해 두 멤버가 직접 동묘시장과 광장시장을 누볐다.

타이틀곡 외에도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사랑했던 여자에게 버림받은 남자의 슬프고 처절한 심경을 담은 '나는 바보', 이별이 주는 슬픈 감정을 쉽게 깨지는 유리에 비유한 '뚜뚜와 쭈쭈', 어린 시절 소꿉친구들과의 추억을 그린 '부산직할시 사하구 감천2동' 등 총 4개 트랙이 담겼다. 

강준우는 70~80년대 사운드를 내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두 멤버는 이 참에 그 당시 사운드를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각오와 계획도 세웠다. '딕훼밀리', '샌드 페블즈' 등 시대를 풍미한 그룹사운드 선배들을 찾아가 녹음 방식을 묻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다.
 
2011년 5인 밴드 '장미여관'으로 데뷔한 강준우와 육중완은 지난해부터 듀오 육중완밴드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 두 사람은 과거 부산에서 보낸 시절에 대해 "꿈만 꾸고, 순수하게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돌아봤다.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 기타를 중심으로 한 포크로 음악을 시작했다. 담백한 사운드, 시적인 노랫말에 대한 향수가 짙은 이유다. 부산이 신문물이 직접 들어오는 항구도시인 만큼, 새로운 음악을 만이 접하다보니 기타를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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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육중완밴드. 2020.07.24 (사진 =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그런데 작금의 코로나19는 두 멤버뿐 아니라 가요계가 낭만에만 머물러 있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육중완은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밴드 후배들도 많아요. 무대에서 연주를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시대인데, 전처럼 관객과 직접 만나며 행복하게 음악을 할 수 있을 때가 언제 올리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상당수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육중완은 "지금은 음악을 만드는 것에 더 집중을 하고 싶다"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음악이에요. 콘텐츠가 가진 힘을 믿어야 하죠. 그래서 '좋은 음악을 만드는' 정공법을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선배님들의 좋은 곡들을 접하면서 명곡이 될 수 있는 '오리지널티'와 '아우라'를 느꼈어요. 동시에 그것에 대한 중요성도 깨달았죠."

그런 마음은 어린 시절 순수함을 떠오르는 것으로 이어진다. 명곡이 언제나 위안을 주듯, 어린 시절을 담은 '부산직할시 사하구 감천2동'을 들은 친구들이 지난한 현재에 잠시 위로를 받기를 원한다.

그것은 다시 부산에 대한 애정으로도 이어진다. 육중완은 "예전에 부산에 살 때는 바다가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새롭게 느껴져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산도 멋지고요. 저희 노래가 '부산찬가'로 들리면 더 바랄 것이 없죠"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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