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호흡기전담클리닉, 시작도 전에 실효성 논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7-30 12:00:00
의료진 수급 '핵심'인데 의협은 '논의 중단'
검체채취도 가능해 역할 모호
복지부 "운영해보고 보완할 것"
associate_pic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인천시가 수도권 재유행 저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오는 15일부터 호흡기질환 증상자, 복지시설·쪽방촌 등 취약 계층, 대형마트 등 사업장까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대상을 대폭 확대 시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선별진료소에 호흡기질환 증상자의 검사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06.12.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가을, 겨울철 호흡기 환자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지정·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호흡기 발열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진료체계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보건소·공공시설 등 공간을 제공하면 지역 의사가 참여하는 개방형 클리닉과 감염 차단 시설 등을 갖춘 의료기관을 지정하는 의료기관 클리닉으로 나눠진다.

문제는 의료기관 클리닉을 하겠다고 나서는 병·의원이 적고, 개방형 클리닉에도 지원하는 의료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채취가 가능하게 돼 있어 선별진료소와의 기능이 어느 정도 겹치는 문제도 있다. 이러할 경우 환자들이 호흡기 관련 증상이 발생할 경우 어느 곳부터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의협, 호흡기전담클리닉 논의 중단

호흡기전담클리닉은 대한의사협회의 제안을 적극 반영해 마련한 모델이다.

그러나 현재 의협에서 조차 "의료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협회 차원의 참여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료계에 협력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 회원들은 지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기관 클리닉의 경우 1억원의 설치비용을 지원하고, 개방형 클리닉에 지원하는 의사에게도 일반 의료기관 대비 높은 수가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협은 "의사들이 클리닉에서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위험수당 개념으로 정해진 수당을 보장해주는 것이 제일 좋다"며 "의료기관 클리닉의 경우에도 1억 원의 지원금만 갖고 의료기관의 성격 자체를 바꾸겠다고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호흡기전담클리닉의 긍정적인 면 때문에 협조해왔지만 의료계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ssociate_pic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2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최근 엿새간 광주시민 4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07.02. sdhdream@newsis.com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구에 파견됐던 의료진에 대해 수당을 지급했던 것처럼 수당제로 갈지, 수가제로 갈지 논의가 있었다"며 "수가제도 내원환자의 수에 따라 진료비 폭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어 예측 불확실성은 높아지지만 정액 수당으로 갈 경우 그 액수가 충분한 보상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 호흡기전담클리닉이냐 선별진료소냐 혼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호흡기전담클리닉은 호흡기 증상 환자들이 대거 몰려 교차 감염 우려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을 위한 전화 상담 시 의료진이 증상을 확인하고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지, 코로나19 집단발병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문진을 해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문제는 역학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돼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찾은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자 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 검체채취가 가능한 검사실을 설치할 지 여부는 지원한 의료기관이 선택하게 끔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검체채취가 가능하다면 선별진료소와 어느 정도 역할이 겹치게 되고, 검체채취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또다시 선별진료소로 가야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검체채취가 가능한 검사실을 설치할 지 여부가 선택사항 이긴 한데 환자들이 두 번 걸음하지 않으려면 갖추는 것이 좋다"면서도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지원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검체채취는 더 높은 수준의 개인 감염보호를 요구하는 만큼 검사실 설치 자체가 진입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추후 클리닉을 운영해 보면서 수정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성격 자체가 다소 모호하다. 호흡기 증상 환자들이 모두 클리닉으로 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상이 경미할 경우 동네 1차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호흡기 증상이 심하거나 고령일 경우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아닌 선별진료소로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며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의사 입장에서도 추후 의료분쟁 소지가 있기 때문에 '단순 감기이니 코로나19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을 1000개 만든다고 하는데 그것으로 충분할지, 또 클리닉에서 환자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갈 텐데 그곳에서는 준비가 충분할 지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열이 나는 환자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찾아갈 경우 검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현재와 같은 검사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인지 지침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며 "검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