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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채권단, 현산-금호 진실게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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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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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0.07.3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금호산업의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해 "다음 주께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채권단의 입장 발표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현산이 지난달 24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 카드를 꺼내들자 금호산업은 즉각 반발했고, 이후 양측은 연일 보도자료를 내고 날 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채권단의 입장이 중요해졌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부채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있다"며 "현산이 입장 표명을 빨리 해야 채권단과 금호산업도 또다른 플랜B(대안)를 마련할 수 있다. 채권단이 불투명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 그와 관련한 주문을 현산에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협상 중재자로서 M&A(인수·합병) 계약을 타결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산과 금호산업의 난타전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M&A가 잘 마무리되려면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논의한 뒤에 그 결과를 언론에 발표해야 한다. 하지만 서로 본인들의 입장만 미디어를 통해 계속 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산이 요구하는 자료를 아시아나가 제공하지 않았는지 아님 현산이 아시아나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는지 등 사실관계는 당사자만이 알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계약 무산시 벌어질 법적 다툼을 서로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노딜'(No deal·인수 무산)로 끝나면 이행보증금 2500억원 반환을 둘러싼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유리한 근거를 만들고,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모양새다. 현산 직원들이 수개월간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 있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는데, 물리적 공간에 같이 있었으면서 협상하지 않았다는 건 M&A가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건이 노딜로 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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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0.07.31.  misocamera@newsis.com
채권단이 현산에 최후통첩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이 지난달 29일 '8월 12일 이후에는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M&A 작업이 7개월 넘게 표류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단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리려고 할 것 같다"며 "채권단이 올해 12월까지 시간을 끌 필요 없이 8월까지 진행하는 걸로 가자고 최후통첩을 하지 않을까 싶다. 산은이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아니지만, 이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금호산업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 20여년동안 많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는데, 국민들의 혈세에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행보를 보면 아쉬움이 컸다. 파격적인 제안이 없는 이상 딜이 깨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입장 발표에서 플랜B를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딜이 깨질 경우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어려운 만큼 채권단 관리체제에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갈 수 있어 국유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하에 놓이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게 될 것인데, 우리나라 노사환경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성공하기 어렵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국유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했는데, 채권단에서 국유화를 선뜻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채권단이 국유화가 아니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정상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떠안아서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 그게 다 세금이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봐 우려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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