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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오 모리꼬네의 게스트 옥주현, 이젠 그를 불렀다

등록 2020.08.03 18: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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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 장마로 인한 호우도 뚫고 극장 가득 채워

옥주현 "그분이 공연장에 있다는 마음으로 노래"

[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연주를 맡은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습(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연주를 맡은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습(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일 거리는 한산했지만 예술의전당(예당)은 다른 세상이었다. 접촉 최소화를 위해 QR코드로 문진표를 작성 후 티켓을 직접 뜯은 후 입장한 오페라극장은 3층까지 객석이 가득차 있었다.

이날 오페라극장으로 관객들을 모은건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엔니오 모리꼬네였다. 오후 2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는 클래식, 영화, 뮤지컬이 결합한 탈 장르의 공연으로 진행됐다.

그를 추모하는 공연은 전 세계에서 이 공연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꼬네는 듣기만 하면 "아, 이 음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익숙한 영화음악을 다수 작곡했던 인물이다.

이날 공연은 모두 모리꼬네와 인연이 깊은 음악가들로 채워졌다. 박상현 지휘자가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했으며, 뮤지컬배우 옥주현이 무대에 올랐다.
[서울=뉴시스]지난 1일 공연된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의 관객석 모습(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일 공연된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의 관객석 모습(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email protected]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11년 엔니오 모리꼬네의 데뷔 50주년 기념 내한공연 당시 그의 지휘에 맞춰 연주를 한 특별한 인연이 있다. 옥주현 역시 이때 특별 게스트로 출연, 2막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도 참여했다. 

공연의 1부에서는 '석양에 돌아오다'(1966)의 메인테마곡,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OST 모음곡, '말레나'(2000) 메인테마곡, '킬빌 – 2부(2000) 중 "L'arena", 피아니스트의 전설(1998) 메인테마곡, '황야의 무법자'(1964) 메인테마곡 등이 연주됐다.

이날 사회로 나선 오동진 평론가는 "'석양에 돌아오다'는 김지운 감독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오마주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는 모리꼬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감독이다. 그는 이 작품을 포함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여러 작품을 함께 했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미로운 OST가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부터 이별의 아픔을 나타내는 듯한 슬픔까지 모든 감정을 표현해 냈다.
[서울=뉴시스][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출연한 뮤지컬 배우 옥주현(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출연한 뮤지컬 배우 옥주현(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email protected]

'황야의 무법자' 메인테마곡 역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곡이다. '석양에 돌아오다'의 메인테마곡처럼 익숙하고 신나는 리듬은 이날 관객들의 몸을 들썩이게 했다. 

2부에는 '러브 어페어'(1994) 메인테마곡 연주를 시작으로, 옥주현이 '미션'(1986) 중 '넬라 판타지아'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1968) 중 '유어 러브'를 뮤지컬 창법으로 선보였다. 마지막 곡인 '시네마천국'(1988) 중 '러브테마'에는 바이올리니시트 신지아가 무대에 함께 올랐다.

옥주현이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배경음악과 연주를 뚫고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오페라극장을 가득 채웠다.

노래 '넬라 판타지아'를 끝낸 옥주현은 "겉으로 보기에는 내가 자신만만하고 위풍당당해 보이지만, 사실은 '쫄보'다. 2011년 모리꼬네 감독이 내한했을 당시 누가 보기에도 너무 떨었었다"고 2011년 공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제 그분께서 이 세상에 안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또 다른 의미로 비현실적이었다. 그분이 이곳에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다음 곡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연주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일 열린 추모 공연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콘서트: 영화음악의 거장, 그를 추억하며'에서 연주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3 [email protected]

이날 예당 대극장 무대에 오래만에 올라 행복하다는 옥주현은 '유어 러브'를 공연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단단하고 매력적인 저음으로 시작해 '폭풍' 고음으로 이어지는 그의 노래에 관객은 우렁찬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승용(32)씨는 "개인적으로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를 봤던 세대다. 그분도 추억할 수 있고 그분의 영화가 생각나서 너무 좋았다"며 "뮤지컬 배우인 옥주현씨가 출연해 클래식 공연으로만 다가온 게 아니라 다양한 장르로 다가와서 듣기도 쉽고 좋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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