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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외교관' 결국 강제소환…뉴질랜드 언론보도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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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3 18:53:03
즉각 귀임 발령…"여러 물의 야기에 인사 조치"
주한뉴질랜드대사에 정부 조치 및 대응 설명
범죄인 인도 절차 등 사법 협력 절차에 협조
뉴질랜드 언론플레이엔 "외교 관례상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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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3일 오후 뉴질랜드 재임 시절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 A씨의 귀임 발령 관련 외교부 아태국장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8.03.  lgh@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현지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관 A씨를 놓고 뉴질랜드 총리에 이어 대통령까지 문제를 제기하자 정부가 결국 강제 소환에 나섰다.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이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부랴부랴 인사 조치를 내리면서 뉴질랜드와 공식적인 사법 협력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다만 정부는 뉴질랜드 측에서 공식 절차가 아닌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선 "외교 관례상 이례적"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관 A씨는 2017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남자 직원의 엉덩이와 가슴 등 민감한 신체 부위를 수차례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 법원은 지난 2월28일 A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18년 뉴질랜드를 떠나 현재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근무 중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날짜로 A씨에 대해 즉각 귀임 발령을 내고 최단시간 내에 귀국하도록 조치했다"며 "여러 가지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 언론 보도 이후 뉴질랜드 대통령은 물론 외교장관까지 나서 한국에 잇따라 불만을 제기하며 파장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자국 매체 뉴스허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가 결백하다면 이 곳에 와서 뉴질랜드 사법 절차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로마에 있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 역시 외교관 면책 특권을 포기하게 하고 뉴질랜드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외교관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전하면서 '외교 망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터스 장관은 "이 문제는 이제 최고위급까지 올라가 문재인 대통령도 알고 있는 사안"이라며 문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결국 외교부는 일주일 만에 A씨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인사 조치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지난 주말 성추행 논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날 오전 기자단에 문자 공지를 통해 뉴질랜드 사안과 관련한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당국자는 "뉴질랜드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 방식은 한국과 뉴질랜드 간에 공식적인 사법 협력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으로 우리에 대해서 요청하면 사법 공조라든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서 우리는 협조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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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가 지난 25일 주뉴질랜드대사관 소속 한국 외교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2020.07.30. (사진=뉴스허브 방송 캡처) photo@newsis.com
특히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후 3시 주한뉴질랜드대사와 면담하면서 한국 정부의 조치는 물론 대응 방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거듭 확인하면서 "외교부 직원이라고 해서 도의에 맞지 않게 감싸거나 내용을 축소하거나 감출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외교부는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인 사법 절차에 대한 요청 없이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당국자는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등이 계속 언론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며 "지난 화요일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갑자기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언론 보도를 통해 한국 정부가 A씨 개인에 대해 특권 면제를 주장한 적이 없다는 점도 적극 해명했다. 대신 뉴질랜드대사관이나 현지 공관 직원들에 대해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외교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측은 지난해 9월께 우리 공관에 대해서 관련 문서를 조사하고 우리 외교관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대사관과 대사관 직원에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형태로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서면 자료나 증언을 자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뉴질랜드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A씨를 향해 본국에 와서 조사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A씨에게 뉴질랜드에 가서 조사 받으라고 강제할 수는 없으며 공식적인 사법 협력 절차가 진행될 경우 협조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합당한 절차에 협조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관계에 따라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며 "피해자 구제 과정에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 없다. 다만 피해자의 진술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당사자 두 사람의 주장도 상반돼 있다. 그래서 정식 사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후 최근 2년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는 점도 피력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접수한 후 성희롱 당사자 분리 조치, 성희롱 예방 교육, 관내 인사위원회를 통한 경고장 발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외교부는 2018년 하반기 본부 감사관실에서 뉴질랜드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피해 사실을 추가적으로 인지했으며 지난해 2월에 외교부 차원에서 감봉 1개월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 이 당국자는 "법률 전문가와 외부 전문가들이 징계위에 회부된 내용을 충분히 다각도로 면밀히 결정한 후에 나온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피해자에게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뉴질랜드 고용부에 진정하는 방안을 안내하는 등 측면 지원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해자는 2018년 11월 인권위에, 2019년에는 뉴질랜드 고용부에 성추행 관련 진정을 진행했다.

올해 초에는 4개월간 피해자와 중재 협의를 진행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국자는 "올해 초에 4개월 정도 뉴질랜드 대사관과 피해자가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에 관한 중재를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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