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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통일장관 등장에 지지부진했던 北 인도지원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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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6 13:39:18
전임 김연철 장관 때 미뤄졌던 사업 일제히 승인
코로나19로 북한 내 식량 상황 악화된 점도 영향
이인영 "말로도 전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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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06.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 실세로 평가 받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등장하자 그간 미뤄졌던 북한 인도적 지원 대책이 속전속결로 승인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6일 오전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위원장 통일부 장관)를 열고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세계식량계획(WFP) 북한 영유아·여성 지원사업에 1000만 달러(약 118억원)가 지원된다.

정부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북한 9개도 60개군에 있는 보육원·유치원·소아병동 등 영유아·임산부·수유부에게 시리얼 혼합 가루나 영양 강화 비스킷 등 약 9000t 규모의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한다. 시리얼 가루는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만든 가루다. 비스킷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첨가된 영양 강화 식품이다. 식품은 내년 초부터 북한 내 수혜자들에게 전달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북한 내 하천 준설, 제방 복원, 나무 심기 등 취로 사업 참가자(60% 여성 구성, 부양가족 중 임산부·수유부 등 있는지 여부 기준 선발) 2만6500명에게 3600t 규모의 옥수수·콩·식용유 등을 지원한다.

이 장관은 이날 협의회에서 "우리는 진정성이 있다고 우리와 함께 하자고 상대방에게 말로도 전할 수 있지만 그보다 행동으로 하는 것이 더욱 크게 전달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인도적 분야와 작은 교역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시작하고 점차 남북 간에 약속과 합의의 전면적 이행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군사적 상황과 연계하는 단기적이고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인도적 협력을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이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인도적인 것부터 우리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추진해서 올해 내에 협력 성과를 가시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늦지 않게 공여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영유아·여성 지원사업은 이 장관 부임 전인 김연철 전 장관 재임 시기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식량계획이 올 초부터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왔지만 6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막말 담화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승인이 보류된 바 있다. 북한의 도발이 중단되고 장관도 교체되자 신임 이 장관이 다시 인도적 지원에 속력을 내는 모양새다.

이번 사안은 4선 국회의원으로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지내 정권 실세로 꼽히는 이 장관의 위력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이 나온다. 이는 전임 김연철 전 장관의 처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물러나면서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며 대북정책에 있어서의 청와대 중심주의와 통일부 내부 위축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실세 장관 부임과 이어진 신속한 대북 지원 승인은 통일부 구성원과 대북 협력 사업 관계자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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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참석해 개회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8.06. kmx1105@newsi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북한의 접경지역 봉쇄, 식량난 가중 등 현 상황 역시 이번 인도적 지원에 명분을 제공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내 전반적 영양 사정, 식량 사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이런 상황에서 취약 계층이라 부르는 어린이나 여성, 영유아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적절한 인도적 개입과 국제사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원 물품이 수혜자들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북한 당국에 의해 전용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양에 세계식량계획 상주 사무소가 있다. 국제 인력과 북한 인력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며 "지원 물자가 북한 항구 도착에서부터 공장으로 이동하고 가공돼 수혜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물자 구축 시스템이 구축돼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정기적으로 분배 현장을 방문하고 수혜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식으로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모니터링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여국인 한국 정부에 보고한다. 기본적으로 분기에 한 번씩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돼 있고 WFP 서울사무소에서 수시로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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