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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도윤 경공 CIO "'로비 차단' 위해서라도 해외 블라인드로 집행해야"

등록 2020.08.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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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 최초 연임 성공한 이도윤 CIO, 10월 임기 마무리

"증권사 덤터기나 외부 로비 막으려면 블라인드 펀드"

"컨센서스 만들기 매진…차기 CIO, 토론 통해 보완하길"

"코로나 대체투자 전략, 기회창출·부실대출 주목해야"

"지속 증시 호조 전망…내년 경기 기대감도 더해질듯"

[서울=뉴시스]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사진 = 경찰공제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사진 = 경찰공제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막상 경찰공제회에 와보니 운용 담당자들이 수동적으로 증권사 프로젝트 펀드를 선정하고 수익을 내는 방식에 몰두하고 있었다. 각 부서 실무진이 참석하는 '투자안 검토회의'를 만들어 유망 섹터를 찾고 어떤 트렌드로 변화할지를 탐색하게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공만의 컨센서스를 갖고 투자할 수 있어야 공제회도 장기적인 발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경찰공제회 회관에서 뉴시스와 만나 "차기 CIO가 경공 내부에서 만들어진 직원들의 투자 컨센서스를 토론을 통해 보완해나간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윤 CIO는 2016년 10월 경찰공제회에 입성해 2018년 경공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경찰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 3조원을 굴리는 기관이다.

이 CIO는 '강소공제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입성해 2017년 7.3%, 2018년 4.5%, 지난해 5.5%의 수익률을 꾸준히 냈다. 경공은 지난 6월 말 기준 현재 수익률도 4.2%에 달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는 중이다. 4년 임기를 마치고 오는 10월 경찰공제회를 떠나는 이도윤 CIO를 만났다.
[인터뷰]이도윤 경공 CIO "'로비 차단' 위해서라도 해외 블라인드로 집행해야"

◇"외부 로비나 증권사 '덤터기' 막으려면 프로젝트보다 블라인드로"

이도윤 CIO는 프로젝트 펀드보다 해외 유수의 운용사에 블라인드 펀드를 맡기는 편이 내부통제, 수익률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이 CIO는 "어디나 자금을 운용하는 의사결정 자리에 있으면 내외부의 많은 유혹이 있다"며 "하지만 한 번의 동조가 구성원이 쌓아올린 대내외적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프로젝트 딜을 통한 특정자산에 대한 노출보다 블라인드펀드 투자를 통해 다양한 자산에 대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이를 통해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쏠림을 완화해 운용 안정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가 물어오는 프로젝트 딜은 자금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에게 증권사의 로비가 수시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증권사가 갖고 온 물건이 수익률보다 인센티브를 더 가져갈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재편돼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선호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운용사를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괜찮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유명 운용사(GP)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블라인드 펀드로 집행을 하는 것이 운용역 로비 등의 문제점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일 것"이라며 "또한 실사가 어려워진 시대에 프로젝트 펀드는 더욱 리스크가 커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대체투자 전략, 기회창출·부실대출 '주목'

이 CIO는 대체투자 섹터 가운데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기업에 투자하는 기회창출(Opportunistic) 전략이나 구조조정 기업을 저가 매입하는 부실 대출(Distressed Debt)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회창출 전략은 견조한 펀더멘탈을 갖추고도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부실 대출은 구조조정 기업을 저가 매입하는 전략이다.

그는 "코로나 대유행, 유가 충격 이후 급속한 경기 악화로 부채 비율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재정악화와 구조조정 진행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부실대출이나 기회창출 전략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기 때문에 부실 기업에 투자하기보다, 유동성이 도달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향해 투자하는 것이 더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프라 투자는 경제 민감도가 낮고 정부 정책과 맞물려 코로나 재확산과 경기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며 "국내 투자는 한정적이지만 북미, 유럽 지역의 기업들이 정부 주도로 운영되고 있어 공공기관이나 연기금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사진 = 경찰공제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 (사진 = 경찰공제회 제공) [email protected]

◇하반기 투자는 어떻게?

이 CIO는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시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내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미중 갈등이나 미국 대선 등의 정치리스크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도 있다"며 "단계적 매수를 통해 저가 매수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대체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물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지표 하락하며 변동성 확대 되는 모습"이라며 "실물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저하로 사업구조 재편, 유동성 부족 매물 증가로 투자의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는?

이도윤 이사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그는 2001년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팀장을 거쳐 2005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장, 2013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을 지냈다. 2016년 경찰공제회에 입성해 4년간 금융투자이사를 역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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