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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 우리 아빠 살려내요” 의암댐 참사 유족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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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0 14:23:16  |  수정 2020-08-10 15: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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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 이옥균(68)씨의 가족들이 생전의 고인의 모습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춘천=뉴시스] 한윤식 기자 = “집채 만한 건물도 빨려들어 갈 거센 물살로 들어가라고 한 것은 사지로 내 몬 것 밖에 되지 않아요.”

지난 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 이옥균(68)씨의 가족은 10일 뉴시스와 만나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며 울분을 토했다.

둘째딸 이윤지(31)씨는 “어제 호우경보로 많은 비가 예상되자 구조대원들도 실종자 수색작업을 중단했다”며 “그러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아무런 조치도 없이 강제로 투입시켰다. 우리 아빠를 살려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는 원래 의암호 주변 부유물 수거 업무에 종사했는데 어떻게 현장에 투입됐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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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 이옥균(68)씨와 가족들

또 유족들은 춘천시청의 업무 지시는 없었다는 해명과 대응방법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윤지씨는 “오전 8시30분 ‘잘 다녀 올게. 많은 비가 오는데 조심들 해라’며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출근한 아빠로부터 얼마 후 두통의 전화가 와 받았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받지 그래?'라고 통화하던 중 전화가 끊겼다“고 했다.

 “뭔가 느낌이 들어 아빠의 핸드폰 위치를 확인했더니 의암호가 떠 현장으로 달려갔더니 인공수초 섬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미 모여든 사람들은 범람한 흙탕물을 보고 아우성을 치고 있어 아연실색했다”고 했다.

이후 오후 1시57분 시청 환경과에서 전화가 왔기에 ‘우리 아빠 어디 있어요. 어디에 계세요’라고 묻자 '의암호에 계시는데 안 좋으세요‘라고 말해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가족들은 “이때는 이미 아빠가 사고지점에서 약 20㎞ 떨어진 가평 남이섬 선착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오후 1시가 40여분이나 지난 상태였다”며 시청의 대응에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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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최문순 도지사 표창장

이후 "아빠를 찾기 위해 시내 각 병원을 수소문하던 중 강원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는 아빠를 발견했다"면서 "무엇을 숨기려고 사망 소식도 유족에게 비밀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고 발생 전에도 계속 폭우가 쏟아지는 상태에서 부유물 수거작업을 계속했다”며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라며 시청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8년 전 춘천시청에서 34년간의 공직을 마치고 기간제근로자로 일하던 이씨는 '딸바보'로 불릴만큼 딸들을 향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사람들은 사고 발생 1주 전 집에서 기르고 있는 반려견을 직접 미용시켜 딸 이윤지씨가 근무하는 보육시설로 데려가 '이 녀석, 내가 예쁘께 깎았지'라며 보여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은 일에는 한치 소홀함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는 등 책임감도 철저해 지난해 말에는 강원도지사로부터 표창를 받기도 했다.

두 딸은 “아빠 칠순이 얼마 남지 않아 엄마와 함께 해외여행을 보내주려고 적금을 해 왔다”며 ‘잘 다녀 오겠다’는 말씀이 마지막이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그동안 잘 해 주지 못해 너무 원망스럽다”며 눈물을 훔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nssy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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