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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자 전파력 낮다는 가설 틀렸다…방역대책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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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12 05:30:00
포천 군부대 외부강사, 증상발현 하루 전 13명 감염시켜
증상 발현 3일 전도 전파력 有…방역당국은 "2일 전 충분"
"가을 대비 거리두기 3단계 시 마스크 미착용 제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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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포천 8사단의 한 부대에서 부대원 220여명 중 1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23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가 보이고 있다. 8사단 예하 부대를 방문했던 진로 상담사가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해당 부대 확진 병사 일부가 이 상담사로부터 교육과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07.23. 20hwan@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 1명이 13명을 감염시키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무증상자의 전파력이 유증상자보다 약하다는 가설은 틀렸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일 무증상자로 인한 '깜깜이 전파'를 막고, 가을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방역 대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포천 군부대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총 22명이 확진됐다. 이 중 13명은 지난달 16일 무증상 상태였던 외부강사의 강의 당시 확진됐다. 강의를 들은 25명 중 절반 이상인 13명(52%)이 감염됐다. 강사의 마스크 착용상태가 미흡했다. 강의가 이뤄진 공간이 밀폐되고 밀집·밀접한 '3밀' 환경이 조성된 것도 대량 감염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무증상 감염자도 유증상자와 바이러스 배출량이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 6일 국제학술지인 미국 의학협회저널 내과학(JAMA)에 게재된 순천향대병원 연구팀의 논문에는 무증상 감염자와 유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배출량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이 지난 3월 6~26일까지 천안의 경증환자용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된 코로나19 확진자 303명의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배출량을 확인한 결과 양성에서 음성까지 소요된 기간이 무증상자 평균 17일, 유증상자 평균 19.5일이었다.

연구진은 "유전자 증폭 검사값(Ct값) 역시 무증상자와 유증상자가 유사했다"며 "무증상 환자에 의한 전염은 지역사회 확산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증상 환자의 감시와 격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정부와 방역당국은 현행 방역·역학조사 원칙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확진자의 접촉자 조사 시 증상이 발생했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1~2일 전부터 동선과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무증상 확진자는 유증상자보다 완화된 퇴원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퇴원기준도 마찬가지다. 유증상자는 발병 후 10일이 지난 뒤 최소 72시간 동안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발열이 없고, 임상증상이 호전되는 추세를 보일 경우 격리에서 해제된다. 그에 반해 무증상자는 확진 판정 후 10일이 지나도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격리에서 해제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기술로는 무증상 초발환자를 잡아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상이 나타난 후 1~2일 동안 감염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기존 연구결과가 있어 방역대책과 역학조사, 접촉자 관리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 11일  "증상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전파가 반 이상 나타난, 즉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하게 확인됐다"며 "실내에서 장시간 비말전파가 가능한 곳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상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기존 수칙을 재차 강조했다.

무증상 전파의 위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동선 공개와 접촉자를 분류하는 기준을 2월까지만 해도 '증상 발현 이후'로 정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할수록 증상 하루 전, 지난 4월 초에는 '증상 이틀 전'으로 확대했다. 무증상 환자의 바이러스가 노출돼 전파될 가능성을 증상 발현 2일 전으로 규정한 것이다.

당시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WHO는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1m 이내 15분 이상 대면 접촉 등이 발생하면 접촉자로 분류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기 3일 전부터 바이러스가 배출되기도 하고 1~2일까지 바이러스 양이 많다"며 "무증상자를 고려해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접촉자를 조사할 것인지 전문가와 방역당국이 토론할 때에도 완벽하게 사흘 전부터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WHO와 방역당국은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다고 인정한 후에도 무증상 환자의 전파력이 유증상자보다 약하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WHO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WHO가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무증상 감염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옮기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했다가 추후 발언을 철회했다. 우리 방역당국도 당시 무증상 환자의 전파력이 유증상자보다 떨어진다는 해석을 내놨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6월 9일 브리핑에서 "환자 1명이 몇 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는지를 나타내는 '2차 공격률'(2차 전파율)이라는 지표가 있는데 무증상일 경우 0.8%밖에 안 된다"며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이 수치가 매우 올라가게 되는데 경증일 때는 3.5%, 증상이 심해지면 5.7%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 확진자 규모가 30명 내외를 유지하는 만큼 의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상황이지만 가을과 겨울 재유행 시에는 무증상자가 초유의 전면봉쇄(Lock down)해야 할 만큼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증상 전파 우려를 덜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마스크 착용 관련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1~3단계로 나눈 만큼 유행이 커진 3단계에는 마스크 미착용 시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는 있다"며 "가을 재유행이 오기 전 대유행을 막기 위해 독감 대비, 백신 확보, 의료시스템 정상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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