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휴진 의원 많으면 '업무개시명령'…"정당 사유 없으면 따라야"

등록 2020.08.13 13:06:3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보건소 통해 발동…명령 위반시 업무정지·벌칙

박능후 "집단휴진 방식, 의사 사명에도 위배"

최대집 "한명이라도 업무정지시 면허증 태운다"

[세종=뉴시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추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8.1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추진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8.1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며 14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휴진 기관이 일정 비율을 넘어 진료에 차질이 예상되면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 추진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일부 지역별로 휴진하는 의료기관이 많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해당 지역 보건소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의료법 제59조를 보면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폐업할 경우 복지부 장관이나 지자체장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이런 업무는 보건소가 맡는다. 각 시군구 보건소가 단순 진료 기능 외에도 지역 보건의료인 및 의료기관 관리, 지도 사항, 공중위생 및 식품위생, 지역 주민 건강 증진 및 질병예방·관리 등 행정 기능도 담당하고 있어서다.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따라야 한다. 이를 어기면 복지부 장관이나 지자체장이 1년 범위 내에서 업무를 정지시키거나 개설 허가 취소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재판을 통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복지부는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를 통해 휴진할 경우 이를 관할 보건소에 신고토록 하고 지역별로 전체 의료기관의 일정 비율 이상이 휴진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게끔 지침을 보냈다. 12일 오후 2시까지 전국의 의원급 의료기관  3만3031개 중 21.3%인 7039곳이 14일 휴진할 것으로 파악됐다.

관건은 이번 의료계 집단 휴진이 진료를 중단할 만한 정당한 사유냐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대 정원 문제는 정부와 논의해야 할 의료제도적인 사안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문제"라며 집단 휴진이란 방식에 대해 "의사 본연의 사명에도 위배된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의사협회는 환자들의 희생을 한 극단적인 방식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가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2020.07.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2020.07.23.

 [email protected]

그러나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가 의료기관에 이런 폭압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의료법 59조이고, 이는 의료인의 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악법"이라며 "의협은 이번 대정부 투쟁을 통해 반드시 이 악법 역시 철폐시키고 의사들의 단체행동권이라는 자유 시민의 권리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3만 의사 회원의 단 하나의 의료기관이라도 14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당한다면 의협은 13만 의사회원들의 의사 면허증을 모두 모아 청와대 앞에서 불태우고 해당 의료기관이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그 14일 기간 동안 13만 의사 회원 모두 우리의 업무를 정지할 것"이라고 했다.

업무개시명령의 기준이 될 지역별 휴진 기관 비율에 대해 김헌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역별로 실제 진료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가능성이나 지역과 과목별로 진료가 많고 적고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최근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행정이나 의료 수요 등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지자체가 판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개시명령이)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처분하는 지자체가 직접 판단해야 한다"며 "면허증을 태운다는 것 자체론 면허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의사 면허증 훼손 행위로 면허가 소실되는 것은 아니며 훼손 시 제재 규칙 등도 없다. 대신 일정 비용을 내고 면허증을 재발급받으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