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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유물 존경심도 없고 창고 같던 박물관, 그렇게둘수 없었다"

등록 2020.08.13 17: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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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문화재청장 당시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추진

7만점 소장 명실상부 조선왕실전문박물관으로 부상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미래비전 발표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국립고궁박물관의 탄생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8.13.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국립고궁박물관의 탄생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왕실미술을 다루는 곳은(덕수궁)석조전 안에 있는 초라한 곳 뿐이었다. 정리가 잘된 창고 수준이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명지대 석좌교수)은 15년 전인 2005년 청장으로 재직 당시 국립고궁박물관 개관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당시 국립고궁박물관은 덕수궁 석조전 안에 작게 존재했다. 1992년 개관한 궁중유물전시관을 모체로 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은 유 전청장의 바람대로 2005년 8월15일 재탄생했다.

13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유 전 청장은 "당시의 전시관에서 유물에 대한 존경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슬펐다. 제가 청장이 돼 관리하는 입장이 되니 그걸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김병일 기획재정부장관(당시 기획예산처)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예산결산심의위원회 당시 배짱 좋게 450억원 증액 요구를 했다. 당시 총 6개를 요구했었는데, 장관이 나를 불러 꼭 하고 싶은 두 개만 꼽아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꼽았던 게 국립고궁박물관 개관과 문화재종합병원이었다. 박물관 짓는데 145억원을 받았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박물관 개관전 포스터를 놓고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8.13.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박물관 개관전 포스터를 놓고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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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긴 국립고궁박물관은 15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박물관은 현재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제228호), 영조어진(보물 제932호) 등 어진 18점, 순종어차(국가등록문화재 제318호),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648점 등 조선왕실의 문화재와 궁중 유물·생활용품 등 7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관람객 111만 명 등 2009년 이후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명실상부 '조선왕실 전문 박물관'이 됐다.

유 전 청장은 그동안의 국립고궁박물관의 노력을 치하했다.

"유물들을 수복하고 보존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궁중모란병풍만 하더라도 사실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근데 국립고궁박물관에 100틀이 넘게 보유하고 있다. 과거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고궁박물관을 통해 실현한 느낌이다."

개관 이후 고궁박물관은 꾸준히 특별전도 열어 왔다. 지난해에는 '문예군주를 꿈꾼 왕세자, 효명'을 열었고, 올해는 '신 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의 왕실전문박물관과의 교류로 2019년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 등도 개최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제가 두 포스터를 준비했다. 지금 앞에 있는 게 2005년 개관 당시 열었던 '백자 달항아리' 전 포스터다. 당시엔 획기적인 콘텐츠로서, 간송미술관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전시를 즐겼다. 하나는 지금 열리고 있는 '신 왕실도자' 전시다"며 "이 두 개가 우리 박물관의 시작과 현재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15년간 국립고궁박물관의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국립고궁박물관의 탄생과 의의'를 주제 발표했다. 장남원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의 위상과 정체성'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후 전·현직 관장들이 함께하는 좌담회 '고궁 7人(7인), 박물관을 이야기하다'가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13.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 15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또 이번 기념식에서는 앞으로의 국립고궁박물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비전도 발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시대를 대비해 온라인 소장전과 온라인 교육, 로봇해설사 도입 등 박물관의 역할을 고민하는 '친절한 박물관' ▲무장애와 관람환경 개선을 통한 '안전하고 쾌적한 박물관' ▲장애인·고령층·다문화 가정 대상 교육과 지역사회와의 전문지식 공유를 통한 '따뜻한 박물관 ▲문화상품 개발과 신북방국 박물관 역량강화에 이바지하는 '연구결과와 전문역량을 나누는 박물관' 등 4가지 미래비전이 제시됐다.

이날 행사 동영상은 추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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