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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최고령 한채진 "스물일곱까지만 하려 했는데"

등록 2020.08.14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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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평균 출전시간 3위·국내선수 공헌도 6위

신한은행과 2년 더…"매 시즌 마지막이라고 생각"

외국인선수 제도 폐지로 기대감↑

[서울=뉴시스]여자농구 인천 신한은행 한채진 (사진 = WKBL 제공)

[서울=뉴시스]여자농구 인천 신한은행 한채진 (사진 = WKBL 제공)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의 한채진(36)은 현역 최고령이다. 1984년생으로 우리 나이 서른일곱살이다.

18년 전인 2002년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양지희(36) 부산 BNK 코치가 동기다.

과거 여러 번 은퇴 기로에 섰던 한채진은 2019~2020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신한은행과 2년 재계약을 맺었다.

한채진은 "선수 생활은 스물일곱 살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벌써 이렇게 됐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BNK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적하며 친정으로 돌아왔다. 28경기에서 평균 10.6점 5.2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올리며 나이를 잊게 한 활약을 펼쳤다.

스틸 7위(1.6개), 어시스트 12위(2.9개), 리바운드 14위(5.2개), 굿디펜스 1위(0.7개)로 공수에서 알토란이었다. 3점슛 성공률도 36.1%로 전체 4위에 자리했다.

특히 놀라운 건 출전시간이다. 경기당 36분16초를 뛰며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안혜지(BNK·37분16초), 박혜진(우리은행·36분36초)에 이어 세 번째로 긴 시간이다. 국내선수 공헌도는 6위.

한채진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더 힘든 건 없다. 운동은 그냥 다 힘들다. 다른 선수들도 그럴 것 같다"며 "오히려 어렸을 때가 더 힘들었다. 나이가 차면서 노하우가 생기고, 하나씩 알아가면서 더 뛰기 나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팀의 막내 고나연(19)과는 17살 차이다. 똑같이 뛰고 땀 흘린다.

정상일 감독은 지도 스타일이 엄격하다. 베테랑 혹은 주축 선수의 훈련에 대해 배려하는 지도자들이 많아지는 추세지만 신한은행은 예외가 없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과거 소속팀이었던 구리 KDB생명은 해체됐고,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던 BNK는 몇몇 선수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연을 맺지 못했다.

2017~2018시즌 시상식에서 모범선수상을 받으며 눈물과 함께 전한 소감은 화제였다.

한채진은 "아쉬움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했다. 만약 KDB생명이라는 팀이 계속 있었다면 이미 은퇴했을 것 같다"며 "팀 해체나 이적 등으로 그만두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신한은행에 돌아와 한 시즌밖에 뛰지 않았다. 뭔가 그만두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계속 따라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2년 계약을 했지만 항상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안 좋아지거나 다칠 수도 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며 "요즘은 '오늘 하루 열심히 살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나중을 생각하면 될 일이다"고 했다.

여자프로농구는 2020~2021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제도를 폐지한다. 국내선수의 비중이 커진 만큼 한채진에게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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