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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성우 문지영 "오디오북 제작, 내 작품 같아 사명감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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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23 15:46:50
KBS 39기 성우…다수 매체서 낭독 활동
스토리텔서 오디오북 제작 작업에도 참여
"작품 해석, 캐릭터 분석까지…읽고 또 읽고"
"오디오북도 습관…청취자들 편하게 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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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문지영 성우가 1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0.08.18. jmstal01@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완독형 오디오북은 짧게는 여섯 시간, 길게는 열 시간 정도예요. 그 작업을 하면서, 제 작품을 만드는 기분이 들어서 사명감을 갖고 녹음하게 되더라고요. 책의 본질과 작가의 의도 등을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올해 시장 규모 200억원대로 예상되는 '오디오북'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보다 각광받는 모양새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디지털 속 아날로그로 돌아왔다. 유튜브, 넷플릭스의 식상함을 벗어나 돌아본 것이 책이었다. 종이책과 전자책 이용도 있지만 오디오북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관심이 늘어나자, 오디오북 속 목소리를 맡고 있는 성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 등이 궁금한 것이다.

오디오북 플랫폼 스토리텔에서 활동 중인 문지영 성우를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레인보우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문 성우는 KBS 39기로 KBS 무대, 라디오 극장, 라디오 독서실, 소설극장 등 다수 매체에서 낭독자로 활동했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그에게 확장된 하나의 영역이 바로 '오디오북'이다.

문 성우는 최근 인기 웹소설 '헬로맨스'의 오디오북 제작에 참여했다. 기존 1명의 내레이터가 완독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성우와 여자 성우가 주고받는 오디오 드라마 형식이다.

그가 참여한 작품은 다양하다. 박완서 작가의 '그 남자네 집', 영양제 처방전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 '솔미솔파, 나의 노래', '나를 봐주세요' 등 소설부터 에세이, 정보전달을 위한 도서까지 아우른다.

문 성우는 오디오북 제작에 대해 "제 작품을 만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책이 저한테 주어지면 몇 번씩 읽게 돼요. 등장인물마다의 감정을 분석해야 하고, 책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게 작가가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하니까요.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녹음을 하죠. 공들이게 되고, 아 이렇게 공들이니까 비로소 본질이 보이는구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보통 몇 번이나 읽어보는지 물으니 "우선 내용 파악을 위해 한 번 읽고, 보통 녹음 전에 5번까지도 읽어봤다"고 답했다.

작업하기 어려웠던 작품에 대해 묻자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꼽았다.

문 성우는 "'그 남자네 집'은 주인공이 70대 할머니다. 그로부터 시작해 회상을 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현재를 오가다보니, 느낌이나 감정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또 말의 길이 자체가 요즘 젊은 세대가 쓰는 말과 다르게 긴 편이었다. 그래서 말처럼 잘 살아나지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좀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작가의 말투처럼 말에 감정이 실리는 느낌이 왔다. 작가가 한 인물을 상상하면서 썼을 텐데, 그 감정을 알 것 같았다. 시간을 들여 투자하고 파악하고자 하니까 되는구나 싶었다"고 보탰다.

문 성우는 작업이 재밌었던 작품으로는 웹소설 '솔미솔파, 나의 노래'를 꼽았다.

그는 "이 작품은 제가 남녀 역할, 내레이션을 혼자 다 했다. 순간순간 인물을 바꿔가면서 이 남자가 됐다가, 이 여자가 됐다가 했다. 인물 파악을 빨리한 뒤 실제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했다.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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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지영 성우가 1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스토리텔 제공) 2020.08.18. photo@newsis.com

기자가 실제 들어본 웹소설 오디오북은 새로웠다. 한 명의 성우가 모든 걸 녹음한 것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다양한 인물 묘사가 묻어났다.

노하우가 있는지를 묻자 문 성우는 "사실 목소리의 모습을 바꿔가며 한다기보다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말투에 차이를 두면 청취자들이 차이점을 크게 느끼더라"라며 "듣는 사람들이 캐릭터에 대해 상상을 하니까 더 그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디오북도 장르가 다양하다. 소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 다양하다. 장르별로 녹음하는 데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책은 듣는 시간이 얼마가 됐든, 한 번에 듣든, 쪼개서 듣든, 사람들이 들으면서 상상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오디오북은 온전히 듣는 감각에만 달려있으니까요."

문 성우는 "들었을 때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이 뭔지 알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보전달을 위한 책은 그 정보를 알맞게 전하기 위해서 읽는 법을 크게 신경 쓴다. 에세이는 작가가 어떤 감성을 담고 표현하려 했는지 연구하게 되고, 소설은 또 그 장르마다 차이점이 있어서 그 때마다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청취자가 오디오북을 들을 때 유념해야할 점이 있을지 질문하자, 문 성우는 그냥 편하게 들으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오디오북의 장점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이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하고 싶진 않다. 그냥 오디오북 장점을 살려서 편하게 할 일을 하면서 들으라고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하우가 잘 녹아있는 오디오북을 권해달라고 하자, 구자형 성우의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작)과 조경아 성우의 '빛의 과거'(은희경 작)를 추천했다.

문 성우는 끝으로 "오디오북 청취도 '습관'이란 생각이 들었다. TV가 유입된 뒤 어느 순간 TV를 보는 게 생활화됐고, 유튜브를 보는 것이 생활화되지 않았나. 오디오북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디오북 청취가 또 하나의 습관이 되면 굉장히 공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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