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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소향 "여성 원톱 뮤지컬 '마리 퀴리' 출연 감개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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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24 17: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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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마리 퀴리' 김소향. 2020.08.24. (사진 = 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배우 김소향은 최근 '뮤지컬계의 헤르미온느'로 통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에서 20세기 초 프랑스에서 라듐 연구에 매진하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18세기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 뮤지컬 '루드윅'에서 19세기 보수적인 사회에서 남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축가 마리.

짧은 시간차를 두고 다양한 시간·공간대의 인물을 거뜬하게 연기해내는 그녀를 보고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동명영화로 유명한 소설 '해리포터' 속 캐릭터인 헤르미온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타임터너'를 가지고 남들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며 많을 일을 해낸다.

4개월 만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무대에 다시 오른 '마리 퀴리'도 김소향의 열정과 부지런함을 증명하고 있다. 원래 그녀의 출연 스케줄 예정에 없었던 작품이다. 뮤지컬 '모차르트!'를 마치고 '머더 발라드'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급변하는 공연 환경 속에서 '마리 퀴리'를 다시 올리기로 결정한 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는 "소향 씨가 마리 그 자체인데 출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조건 들어와야 한다"고 부탁했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김소향은 "출연 예정된 작품이 있어서 조심스럽긴 했어요. 하지만 '김소향 없이 갈 수는 없다'는 대표님 말씀에 큰 힘을 얻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소향은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물리학자·화학자 마리 퀴리(1867~1934)를 주인공으로 '마리 퀴리'의 산파 중 한명에 가깝다.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선정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 초연했을 때부터 이 작품과 함께 했다. 올해 상반기에 재연을 통해 코로나19 시국에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을 때도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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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마리 퀴리' 김소향. 2020.08.24. (사진 = 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김소향은 창작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2001년 '가스펠'로 국내에서 데뷔한 김소향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한 드문 배우다. 국내에서는 '모차르트!' '아이다' '맘마미아!' '드림걸즈' '보이첵' 등 다양한 작품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았고, 미국에서는 시카고와 뉴욕에서 활동을 해왔다.

김소향이 미국에서 이름을 알린 건 2013년 브로드웨이서 공연한 '미스 사이공'. 주인공 '킴'과 함께 큰 비중의 캐릭터인 '지지' 역을 맡았는데 한국의 기성 배우가 미국의 주류 무대로 진입했다는 사실로 화제가 됐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Sister Act)'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투어를 돌기도 했다.

 그런 김소향이 창작에 큰 매력을 느끼는 이유에 관해 "기존 작품을 나름 소화해내는 것도 배우의 능력이고 큰 기쁨이지만 이제는 무엇인가를 조금 더 만들어가는데 일조할 수 있는 노하우 같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작뮤지컬 작업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즐거움이 엄청 커요. 이제는 관객분들이 기대하시는 것이 조금 생기니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조금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김소향이 출연한다면 믿을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해요."

그래서 한국의 여성 뮤지컬배우들이 '마리 퀴리'에 출연하고 싶고, 마리를 맡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마리 퀴리' 공연에 마리 역으로 새로 합류한 뮤지컬스타 옥주현은 김소향의 초대로 이 작품을 봤고, 출연 의지를 굳혔다. 대극장 뮤지컬을 잇단 흥생시킨 옥주현이 중급 창작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드문 일이다.

김소향과 옥주현 덕분에 '마리 퀴리'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있다. 지난 17일 1막 옥주현, 2막 김소향이 출연한 뮤지컬 '마리 퀴리'의 네이버 TV 공연 실황 중계는 58만뷰를 찍기도 했다.

김소향은 "'마리 퀴리'가 좋은 작품이라는 것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저는 '마리 퀴리'가 더 많은 일반 관객에게 알려지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지난 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온 관객들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는 김소향은 "그런 풍경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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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마리 퀴리' 김소향. 2020.08.24. (사진 = 라이브 제공) photo@newsis.com

"많은 분들이 공연장에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보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공연을 지켜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하죠.  이런 상황이 나아지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하고 있어요."

'마리 퀴리'는 대학로에서 드문 여성 원톱 뮤지컬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소향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 주인공 몇몇에 여자 캐릭터 한명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 상황에서 '마리 퀴리'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마리 퀴리'는 마리의 대표적 연구 업적인 '라듐'의 발견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중심 소재다. 좌절에 맞서는 인간의 숭고한 용기와 삶의 가치를 톺아본다.

부당한 일에 당당하게 맞서는 마리를 계속 연기해나가면서 김소향은 자신의 성격도 점점 변해간다고 했다. "제가 원래 애교가 많고 밝은 사람인데, 지금은 점점 더 터프해지는 거 같아요. '마리 퀴리'를 하면서 싸움닭이 되기도 했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주장하지는 않아도, 왜 그런 건지에 대해 관찰하는 성향도 생겼어요. '마리 퀴리'가 점점 제게 더 소중해지고 있죠."

한편, '마리 퀴리'는 오는 9월27일까지 공연한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로 공연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 발열 체크, 음식물 섭취 금지, 자가 문진표 작성 등을 시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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