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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베토벤 자필악보 열람, 특별했다"…피아니스트 김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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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26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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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김선욱(사진=빈체로 제공)2020.08.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베토벤의 소나타 30번, 31번, 32번을 들고 6개월 만에 관객과 만난다. 이 곡들은 베토벤 피아노 작품 32곡 중 3대 후기 피아노 소나타다.

"베토벤의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보면 베토벤의 음악사를 조망할 수 있어요. 물론 32개 모든 곡이 모두 다 명곡들이지만 초·중기 작품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를 특별히 부각시켰어요. (하지만)말년으로 갈수록 순수한 베토벤의 음악의 결정체가 담겨 있어요. 이번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해 마지막 소나타 3곡을 관객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이 세 곡은 베토벤이 심해진 난청으로 인해 오로지 감성과 상상력에 의존해 만들어 낸 걸작들이다. 자기 자신과의 사투를 이겨낸 후 힘들었던 인생을 찬찬히 되돌아보는 듯한 자기고백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익숙지도 않은 곡들을 휴식 시간도 없이 잇달아 70여분을 연주하겠단다. 연주자도 관객도 체력과 지구력이 요구될 만하다.

이에 대해 김선욱은 "이 세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긴 호흡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조적인 접근이 필수다. 곡을 연주한다는 느낌이 아닌 음악을 100% 흡수해서 무대에서는 음악과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쉽지 않은 작업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아시아인 최초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런던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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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김선욱(사진=빈체로 제공)2020.08.26 photo@newsis.com

그는 2009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2012-2013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2017년 베토벤 3대 피아노 소나타 리사이틀 등 베토벤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특히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 첫 수혜자로 선정되며 베토벤 하우스 소장품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한 바 있다.

베토벤 하우스의 수혜자로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묻자,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로서 제일 특별했던 순간은 베토벤의 많은 오리지널 자필악보를 열람하면서 베토벤의 영혼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베토벤 하우스 지하 공간은 관람객을 포함해 일반 사람들의 출입을 불허한다. 김선욱은 그곳의 소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곳을 관리하고 연구하는 음악학자와 지속적인 대화로 베토벤의 의도를 파악하며, 연주에 적용하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베토벤 하우스에서 은퇴하셨지만 베토벤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으신 음악학자 마이클 라덴부르거는 제 3번째 솔로 음반(베토벤 소나타 8, 14, 23번) 내지에 글도 써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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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 김선욱(사진=빈체로 제공)2020.08.26 photo@newsis.com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만큼 이미 내년 스케줄도 빽빽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LA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베를린 필과의 협연에선 작곡가 진은숙의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에 대해 "진은숙 선생님의 피아노 작품들을 연주하는 것은 저에게 굉장한 즐거움이다. 진 선생님의 피아노 연습곡은 굉장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은 진 선생님의 혼신과 열정이 담긴 작품"이라며 "앞으로 진 선생님과 신동훈 작곡가의 작품을 자주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1%씩 발전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매 연주에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내가 가고 싶은 길로 올바르게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하는 김선욱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베토벤 외에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다루고 싶다는 의외의 답변을 들려줬다.

"베토벤 음악을 연구하고 좋아해서 다른 작곡가보다 자주 연주했었던 것이지 베토벤을 제외한 다른 작곡가에도 애정과 열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20대 때의 저는 베토벤 곡을 많이 쳤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연주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과정을 1막, 연주자가 돼 베토벤을 자주 쳤던 시기가 2막이라고 한다면, 저는 이제 3막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3막에서는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그는 다음달 13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서울 공연에 앞서 같은 달 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10일 고양아람누리, 1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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