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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아시아나 인수 이르면 이번주 계약해지 가능성(종합)

등록 2020.09.03 18: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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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시아나 A350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020.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시아나 A350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020.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밝히면서 M&A(인수·합병)가 결국 '노딜'(No deal·인수 무산)로 끝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산업은행(산은) 등 아시아나 채권단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산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이 회동 결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이에 대한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산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에서 앞서 거절한 바 있는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결국 '노딜'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문제를 놓고 현대산업개발에서 내부적 의사합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현산이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딜이 깨졌을 때를 염두에 둔 것 같다. 계약 파기의 책임을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질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협의해 이르면 이번주 중 계약 해지를 통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어느 일방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조만간 노딜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28일 금호산업은 '8월12일 이후에는 계약 해제와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금호산업 또는 채권단이 계약 해지 통보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거부했는데, 그 입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산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금호산업이나 채권단 입장에서는 현산을 무한정 기다려줄 수 없다. 이미 거래 종결시한(8월12일)을 통보하고 이 상황까지 왔다. 더이상 시간을 끌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 파기와 함께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다. 9년 간의 법정 소송 끝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절반 이상(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인수 주체인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날선 책임공방을 연일 벌였다. 현산은 코로나 여파로 아시아나의 상황이 악화된 것을 강조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 대한 12주간의 재실사를 7월 26일 요구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미 충분한 실사가 이뤄졌다며 재실사를 거부하고,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의지에 의문을 표했다.

채권단은 현산이 최종적으로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면 플랜B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이 깨질 경우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어려운 만큼 채권단 관리체제에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산과의 딜이 깨지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요건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결정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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