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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76억 셀프대출' 직원, 부동산 차익 환수가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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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06 06:00:00  |  수정 2020-09-07 09: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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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2020.09.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IBK기업은행이 가족 명의로 약 76억원에 달하는 담보대출을 받은 직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그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허술한 시스템 관리를 지적하면서 금융당국이 유사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76억원 규모 '셀프대출'을 실행한 A차장을 이해상충 행위 등의 사유를 들어 지난달 31일 면직 처리했으며,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과 대출금의 전액 회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형사고발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법리 검토 중이다. 대출금 회수 문제도 법리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법리 검토만 하고 끝내는 건 아니다.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리 책임이 있었던 지점장 등 관련자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통해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다. 유사사례를 조사해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두현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아내와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개와 개인사업자 등에 총 75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경기도 화성 일대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천의 연립주택 등 총 29채를 구입해 수십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알려진 지난 2일 윤두현 의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생각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은행 직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는데 이것은 이 국책은행 내부관리에 뭔가 커다란 구멍이 있다라는 것이다. '내 돈 안심하고 맡겨도 되나'라는 생각이 안 들면 이상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 담보대출을 조이는 정책을 잇따라 낼 때 이 국책은행 직원은 '셀프 대출'을 통해 부동산 투기에 나서 50~60억 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이득을 챙긴 것이다. 정부시책을 더욱 존중해야 할 국책은행 직원에게도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고 부작용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솟는 집값에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진 만큼 국민적 공분도 컸다. 네티즌들은 이 사건 관련 기사에 "불법적인 대출자금으로 투기해서 얻은 수익은 부당이득금으로 환수해야 한다" "국내 은행원 전수조사 필요. 일반인에게만 대출 까다롭게 운영" "은행 돈을 자기 돈 쓰듯이 본인이 승인하고 정말 어이가 없다. 이런 불법대출을 통한 이득을 회수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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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이 높지만, 대출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회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논리를 구성하더라도 해당 직원을 횡령죄 구성 요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횡령죄의 성립은 어렵고 사기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은행이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피해액은 대출금 75억7000만원이다. 50억~6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의 평가차익은 손해배상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 문제때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만들어졌는데, 이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투자로 억은 차익은 환수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셀프대출 신청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대출심사 담당자를 속였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속인 행위와 각각의 대출 간에 인과관계가 있느냐가 핵심"이라면서 "사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기망(欺罔·속임)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만큼 기업은행 측의 입증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해당 직원의 셀프 대출이 은행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면 기망이라고 재판부가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명확한 판단은 힘들지만, 기업은행의 내부감시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은행 측이 해당 직원의 기망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조인들은 이와 비슷한 사례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으면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이번 사건을 기업은행이나 금융당국이 유야무야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기업은행에서 약 4년동안 셀프대출이 내부 감사에 걸리지 않고 이뤄졌는지 의아하다"며 "기업은행에서 이 직원에 대해 형사고발은 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허술한 내부시스템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 요구에 맞는 처벌이 내려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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