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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에 성희롱까지'…사랑제일교회·집회 확진자 늘자 생활치료센터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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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10 05:30:00
남산생활치료센터·태릉선수촌 등 생활치료센터 운영
서울 생활치료센터 탈출자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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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세자리로 늘어난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특별시 소방학교에 마련된 173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가 추가 운영에 들어가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2020.08.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1. 생활치료센터에서 입소자들 지원업무를 하는 서울시 공무원 A씨는 입소자들간 다툼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생활치료센터 같은 생활실에 거주하는 입소자 2명이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지면서다. 이들은 각각 20대와 50대가 넘은 입소자들로 세대차이에 의한 갈등이 극심했다. 기상시간부터 취침시간까지 전반적인 생활패턴이 달랐던 만큼 이들은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다. 특히 최근에는 텔레비전 시청 문제로 말다툼이 시작돼 급기야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서울시는 상주 경찰의 상담을 진행했고, 다른 방으로 배치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2. 다른 시 공무원 B씨는 최근 입소자와의 대화에서 불쾌감을 넘어 황당함을 느꼈다. 입소자들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생활실에 있는 한 입소자와 인터폰으로 대화를 하는데 "필요한 것이 있느냐. (생활실로) 더 넣어드릴 게 있느냐"라고 묻자 입소자가 웃으며 "여자가 필요하다. 여자를 넣어달라"고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3. 은평구 소방학교 생활치료센터 일하는 공무원 C씨도 최근 겪은 기막히는 일 때문에 허탈감을 느꼈다. C씨는 나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들의 건강을 생각해 좋은 품질의 도시락을 입소자들에게 배급한다고 생각했는데, 한 입소자로부터 "이런 음식을 지금 먹으라고 가져다 주는 것이냐"라는 폭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입소자는 여기에 더해 도시락을 사진찍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고는 "환자들이 먹을 수 없는 음식만 제공해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까지 남겼다. C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내용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집회 등으로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무증상, 경증 환자가 입소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입소자들의 갑질과 성희롱 등 도를 넘는 수준의 행태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는 중구 남산생활치료센터, 노원구 태릉선수촌,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 은평구 소방학교, 경기도 성남시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국립국제교육원, 민간 연수원 1곳 등이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는 코로나19 경증 또는 무증상 확진자가 의료기관 대신 입소해 치료를 받는다. 병원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상주 의료인력 15여 명이 24시간 배치돼 입소자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입소 중 상태가 악화되면 입원조치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생활치료센터는 감염병 확진자들이 입소하는 일종의 '야전병원'인 만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환자 이동 동선 등을 확인하고, 모니터링한다.

서울시의 경우 총무과와 인력개발과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 관리 및 운영에 동원됐다. 공무원들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아침, 저녁으로 숙소를 점검하고 환자 편의를 위한 응대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그런데 지난달 광화문집회 등을 통해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다수의 환자들이 입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입소자들의 비협조로 공무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소자 규칙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최근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기파손, 소란행위, 환자 간 갈등, 성희롱 등 생활실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치료센터 관리담당 업무를 하고 있는 한 공무원은 "생활실이 기본적으로 2인 1실로 운영되는데, 한 환자는 방을 혼자쓰고 싶다고 안에서 문을 잠궈버려 다른 환자가 들어가지 못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며 "혹은 같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중 지인이 있는 경우 같이 방을 쓰게 해달라고 떼를 쓰는 민원이 상당히 많다"며 난처함을 표했다.

다른 공무원도 "광복절집회, 사랑제일교회 등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뒤 특히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방을 쓰게 해달라는 민원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는 입소자들이 택배로 필요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입소자들과 옥신각신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여성 공무원에게 성희롱까지 일삼는 일부 입소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공무원은 "사전안내를 통해 택배 내용물을 확인한 뒤 입소자들에게 택배를 전달하는데 술, 담배, 라이터, 날카로운 물건 등 생활치료센터에 반입이 안되는 물건들을 받으려고 해서 난처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빨래를 해달라, 변기를 뚫어달라 등 소소하지만 난처한 민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한번은 인터폰으로 확진자와 통화를 하던 중 필요한 것이나 가져다 드려야 할 것이 있는지를 묻자, 여자를 넣어달라는 말을 하더라"라며 "처음에 너무 황당하고 화가나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같은 생활실을 쓰는 입소자들끼리 연령대가 맞지 않아 겪는 갈등, 취침시간이 달라 발생하는 생활소음으로 인한 말다툼, 공무원에 대한 갑질 등 일부 입소자들의 엇나간 행동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답답함을 참지 못해 생활치료센터를 탈출하려다 붙잡힌 사례도 있다.

지난 1일 한국전력 인재개발원에 마련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50대 남성 확진자가 탈출을 시도했다.폐쇄회로(CC)TV 등으로 이를 지켜보던 현장 직원과 경찰관에게 발각돼 출입문 앞에서 제지됐다. 흡연자였던 A씨는 센터 입소 후 흡연을 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인 서울시도 생활치료센터가 비상 시 운영되는 의료시설인 만큼 환자들이 무탈히 완쾌해 퇴소할 수 있도록 입소자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국민 세금 수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수십명 인력이 동원되는 만큼 환자들이 협조해주길 거듭 당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현중 서울시 인력개발과장은 "생활치료센터는 병상이 부족해 만들어진 일종의 감염병원"이라며 "현재 코로나19가 국가적인 상황인 만큼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서로 이타적인 생각을 갖고 협조적으로 생활했으면 한다. 현 상황은 긴급한 재난상황으로, 생활수칙을 지켜줘야 환자들도 서로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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