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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물량 6만 가구…수도권 전세난 '빨간불'

등록 2020.09.09 06:00:00수정 2020.09.09 09: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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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 3기 신도시 3만 가구 사전청약 시작

청약 수요 임대차시장 유입…수급불균형 심화

전·월세 가격 모니터링 및 불안 대응 전략 필요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부가 8일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수도권 주요 지역에 짓는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 일정을 발표했다. 당초 사전청약 물량으로 밝힌 6만 가구 중 나머지 3만 가구는 2022년에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사진은 정부가 2022년 하반기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밝힌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3000가구)의 모습. 2020.09.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부가 8일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수도권 주요 지역에 짓는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 일정을 발표했다. 당초 사전청약 물량으로 밝힌 6만 가구 중 나머지 3만 가구는 2022년에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사진은 정부가 2022년 하반기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밝힌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3000가구)의 모습. 2020.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청약을 통해 수도권에 아파트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도권 전세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청약 대기수요가 주택임대차시장에 머물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세난이 '전세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급등한 수도권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경기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등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내년 7∼8월에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1100가구를 비롯해 남양주 진접2지구 1400가구, 성남 복정1·2지구 1000가구 등이 사전청약 대상이다. 또 9∼10월에는 남양주 왕숙2지구 1500가구와 성남 낙생 800가구, 부천 역곡 800가구 등이, 11∼12월에는 하남 교산 1100가구와 고양 창릉 1600가구, 남양주 왕숙 2400가구, 과천 1800가구 등이 사전청약이 이뤄진다. 오는 2022년에는 상반기에 남양주 왕숙 4000가구, 고양 창릉 2500가구, 안양 인덕원 300가구의 사전청약이 이뤄진다.

사전청약의 자격은 본 청약과 같다. 소득요건 등을 적용하는 시점은 본 청약이 아닌 사전청약이 기준이고, 사전청약 당시 수도권 등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면 신청할 수 있다. 또 우선공급 대상이 되기 위한 거주 기간은 본 청약 시점까지 충족하면 된다.
[서울=뉴시스]정부가 내년 7월부터 하남교산, 고양창릉, 남양주왕숙, 과천, 성남 등의 지역에 짓는 아파트 3만 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전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무주택세대구성원, 입주자저축가입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정부가 내년 7월부터 하남교산, 고양창릉, 남양주왕숙, 과천, 성남 등의 지역에 짓는 아파트 3만 가구에 대해 사전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전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무주택세대구성원, 입주자저축가입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공공임대·분양주택에 청약하기 위한 자격이 무주택 세대주인 만큼 청약 대기수요가 주택 임대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수도권 전세시장의 불안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과천과 평촌, 분당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의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심화되고 있다. 전세난은 경기 서·남부권에 이어 중·북부권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전셋값 강세를 보인 1기 신도시뿐 아니라 2기 신도시와 신규 택지지구 등 외곽지역에서도 상승하고, 전세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전세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임대차 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8월 다섯째 주(31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와 같이 0.16% 상승했다. 인천은 0.13% 올라 전주(0.06%) 대비 2배가 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경기(0.21%)는 전주(0.22%)와 비슷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천 연수구(0.38%)는 교육환경이 양호한 송도국제도시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또 미추홀구(0.21%)는 용현·주안동 신축 대단지 위주로, 서구(0.15%)는 주거환경 양호한 청라국제도시 위주로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지역은 전반적인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원 권선구(0.61%)는 호매실지구 신축 위주로, 수원 영통구(0.32%)는 영통동 구축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또 3기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하남시(0.34%)는 미사·위례신도시 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하남시는 올해 들어 전셋값이 13.3%나 상승했다.

수도권 지역의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전세수급지수는 185.9를 기록했다. 또 주간 전세수급지수는 ▲3일 184.2 ▲10일 186.2 ▲17일 189.3 ▲24일 191.7 ▲31일 193.2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100을 넘길수록 공급 부족이 심각한 것을 의미한다.

경기지역의 거래절벽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81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1만7065건)보다 52.2% 감소한 수치다.

임대차 보호법과 0%대 초저금리 장기화,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영향 등으로 전세 매물은 갈수록 더욱 줄어들고 있다. 반면,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으로 청약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도 갈수록 줄어든다. 내년부터는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대폭 줄면서 전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336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 18만7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 임대시장의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 양상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매매에서 사전청약으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수도권 주택임대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대기수요 유입으로 향후 수도권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실제 이행될 때까지 일정기간 이상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도권 전세난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수도권 주택 임대시장의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 양상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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