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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UAE·바레인, 관계 정상화…팔레스타인 반발 관건

등록 2020.09.16 11: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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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건국 72년만에 걸프 아랍국가와 관계 정상화

관계 정상화 합의문에 팔레스타인 문제 반영되지 않아

UAE·바레인 외무장관, 기념사서 구두로 팔 문제 언급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리는 이스라엘·UAE·바레인 정상과의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 서명식에 앞서 블루룸 발코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협정 명칭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압둘라티브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2020.09.1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리는  이스라엘·UAE·바레인 정상과의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 서명식에 앞서 블루룸 발코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협정 명칭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압둘라티브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2020.09.1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걸프 지역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스라엘이 걸프 지역 아랍국가로부터 국가로 인정받고, 관계를 정상화한 것은 1948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15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UAE WAM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알 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을 거행했다.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을 차용한 이 협정은 3국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공동의 이익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호관계를 강화한다는 개괄적인 내용이 담겼다. 상대 종교와 문화 존중, 극단주의 종식 등이 포함됐지만 쟁점인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립 부분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서명식에서는 이스라엘, UAE, 바레인간 3자 협정(아브라함 협정) 이외에도 이스라엘·UAE 평화조약(peace treaty), 이스라엘·바레인 평화선언(declaration of peace) 등 총 3개 문서에 대한 서명이 이뤄졌다. 이들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증인' 자격으로 해당 문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오슬로평화협정을 맺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이 내려 보이는 난간에서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섰다"며 "수십년간의 분열과 갈등을 뒤로 하고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열 것이다"고 평화 조성자를 자처했다.

아울러 "중동 사람들은 더이상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가 급진주의나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 사람들은 더이상 자기 지역의 위대한 운명이 부정당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과 이른바 '건국전쟁'을 거쳐 1948년 영국령 팔레스타인에 수립됐다.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4차례에 걸쳐 이른바 중동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시아파 이슬람 종주국인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중재로 UAE와 바레인 등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속속 손을 잡고 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중동 국가는 이번 협정에 따라 이집트와 요르단을 포함해 모두 4개국으로 늘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테헤란(이란 정부)의 폭군에 대담히 맞서 이스라엘의 편을 들었다"며 "과감한 지도력으로 불과 몇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을 성취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만든 평화의 축복은 엄청날 것"이라며 "이 평화는 결국 다른 아랍국가까지 확대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완전히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랍을 향해 "동반자 관계, 번영, 평화의 미래에 투자하자"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나흐얀 외무장관은 "UAE는 중동에서 미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믿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이번 협정으로 증명됐다"고 미국을 치켜세웠다. 그는 "미국과 UAE, 이스라엘간 평화협정이 전 지역에 반영되고, 계속적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합병을 '중단(halting)'한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성취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강화하는 결정"이라면서 "이 협정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을 계속 지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고 안정되고 번영된 지역내에서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그들의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TOI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UAE에 적어도 오는 2024년까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합병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고 부연했다.

알 자야니 외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이 오늘날 우리를 이 자리에 불러 평화를 실현하게 해줬다"고 했다. 이어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이 평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서명식에는 내외빈 700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아랍국가 대표단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오만 대사 이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TOI 등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은 아랍권에 서명식 보이콧을 호소했다. 오만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앞둔 국가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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