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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지역 화폐 효과성' 논란…연구원 간 갈등으로

등록 2020.09.16 1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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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지역 화폐 순손실 1년에 2260억"

보고서에…경기연, 입장문 내고 정면 반박

이재명 "얼빠진 연구원" 페북 저격에 가세

조세연은 "2018년이 최신 자료"라는 입장

"경기연 자료 못 봐…2019년도 분석할 것"

[수원=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2020.09.09.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2020.09.09. (사진=경기도 제공)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경기연구원(경기연)이 '지역 화폐 효과성'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조세연이 전제를 의도하고 연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경기연은 16일 낸 입장문에서 "조세연이 지난 15일 발표한 '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는 부실한 자료를 사용한 과장된 분석 결과가 담겼다. 해당 보고서의 전체적인 견해는 지역 화폐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만 크고, 지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의도된 전제로 보편화한 상식을 뒤엎고 있다"고 썼다.

앞서 조세연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지역 화폐 발행으로 인한 경제적인 순손실이 올해 1년간 226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지류형 지역 화폐 인쇄비 등 정책 운영에 드는 부대 비용이 1800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조세연은 지역 화폐 발행이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짚었다.

경기연은 "조세연은 통계청의 '2010~2018년 전국 사업체 전수 조사' 자료를 썼는데, 이 기간에는 지역 화폐 발행액이 미미했고, 인식이 저조했으며, 지역 화폐 발행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도 않았다"면서 "특히 2019년 기준 전체 지역 화폐 발행의 40.6%를 차지하는 경기도의 정책 발행은 이 시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 화폐의 경제적인 효과성을 분석한 보고서('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의 일부. (자료=조세연 제공)

[세종=뉴시스]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 화폐의 경제적인 효과성을 분석한 보고서('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의 일부. (자료=조세연 제공)


경기연은 이어 "'2019년 지역 화폐의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액 영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 화폐 결제액이 증가하면 추가 소비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지역 화폐 대신 현금을 사용하도록 하면 많은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 매장을 이용한다. 조세연은 한국 지역 경제가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세연은 "2018년까지가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최신 자료라서 분석에 이용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경기연이 지역 화폐 결제액 증가와 추가 소비 간 유의미한 효과성을 확인했다는 자료의 경우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검증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16일 오후 5시까지 해당 자료는 경기연 홈페이지에 등록돼있지 않았다.

또 경기연이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24세 청년에게 1인당 100만원의 배당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면 총 1조1191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한 보고서('경기도 지역 화폐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에 관해서는 "청년 지원금을 현금에서 지역 화폐로 바꾼 것으로, 기존 현금 지원 효과를 빼는 순효과 개념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조세연은 평가했다.

기존 현금으로 지원하던 몫의 차액을 반영하지 않은 채 생산 유발액을 구한 값이므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세종=뉴시스] 조세재정연구원 지역 화폐 효과성 관련 보고서를 비판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글. (사진=웹사이트 캡처)

[세종=뉴시스] 조세재정연구원 지역 화폐 효과성 관련 보고서를 비판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글. (사진=웹사이트 캡처)


조세연과 경기연 사이의 이런 설전은 이재명 지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시작됐다. 이재명 지사는 조세연 보고서가 나온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세연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을 부인했다" "2년 전(2018년) 결과를 지금 분석하는 것이 이상하다" "다른 국책 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며 조세연을 "얼빠진 연구원"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과거 "지역 화폐 발행에는 경제적인 효과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던 경기연마저 조세연에 반기를 든 셈이다.

조세연은 (경기도의 지역 화폐 정책 발행이 집중됐다는) 2019년의 경우 통계청이 해당 자료를 집계해 공개하면 현재 분석 결과의 시계열을 연장해 연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세연 관계자는 "경기연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낼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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