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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서 보는 서커스...선루프로 빼꼼 "나만을 위한 공연 따로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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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18 16:02:19
'드라이브 인(Drive-in)' 서커스 축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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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서커스 카라반(CIRCUS CARAVAN)' 드라이브인 공연이 열리고 있다. 서커스 축제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 간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100% 사전 예약제이며 무료다. 2020.09.1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오즈의 마법사!'

대형 원형 마당이 있어 평소 SF 팬들 사이에서 UFO 착륙 비밀기지(?)로 통하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의 문화비축기지. 18일 오후 1시30분 그곳으로 열기구를 닮은 무대 세트가 대형 기중기를 타고 날아오자, 승용차 선루프를 통해 얼굴을 빼꼼 내민 아이가 솟구쳐 올라 손을 반갑게 흔들었다.

무대 한 가운데는 안재근 '스토리 서커스' 대표가 있었다. 빨간 양말을 신고 사람 좋은 얼굴로 익살스런 동작을 연이어 선보이는 그는 사막의 작은 서커스단에서 마술사를 하다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뚝 떨어진 '오즈의 마법사' 같았다.

하지만 눈속임과 트릭 투성이인 오즈의 마법사와 달리 안 대표는 진짜배기. 서커스 가족의 장남으로 천막 극장에서 태어난 그는 50년 간 서커스만 바라보고 살아온 걸출한 곡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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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서커스 카라반(CIRCUS CARAVAN)' 드라이브인 공연이 열리고 있다. 서커스 축제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 간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100% 사전 예약제이며 무료다. 2020.09.18.kkssmm99@newsis.com
'광대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40분 간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그의 1인 곡예는 초속 5m의 다소 강한 바람에도 끄덕 없었다. 긴박감 넘치는 리듬으로 영화 '매트릭스' OST로 사용되기도 한 프로펠러헤즈의 '스파이브레이크'를 배경으로 안장 높이만  2m인 외발 자전거를 거뜬히 타냈다.

반대로 안장 높이가 약 20㎝에 불과한 초미니 외발 자전거도 탔다. 특히 바람이 부는 가운데도 긴 막대기 8개 위에서 각각 접시 8개를 돌리는 묘기는 탄성을 자아냈다.

서커스는 본래 야외 공간과 익숙하다. 천막극장으로 대변되는 서커스단의 이동성은 천성이다. 공연장 시설이 부족한 1960년대에 유랑극단은 전국을 누비며 천막극장을 세웠다 접었다. 세계적인 서커스단 '태양의서커스'의 대형 천막은 움직이는 '작은 마을'로 통할 정도로 인원과 무대 규모가 무지막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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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서커스 카라반(CIRCUS CARAVAN)' 드라이브인 공연이 열리고 있다. 서커스 축제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 간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100% 사전 예약제이며 무료다. 2020.09.18.kkssmm99@newsis.com
하지만 코로나19는 북적북적거리는 서커스의 이동과 축제성을 제한했다. 그래서 이날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이 개막한 '드라이브 인(Drive-in)' 방식의 서커스 축제가 눈길을 끈다.

앞서 JTBC '비긴 어게인' 같은 TV 음악 예능 프로그램, 인기 연예인의 팬미팅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관람을 하거나 진행이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서커스 관람이 이런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0대가량(차량마다 3명 초과 불과, 100명 이하 수용)의 차량이 무대를 바라보고 부채꼴 기준로 나란히 섰다. 자동차 영화관처럼 주파수를 맞춰 음향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차보다 창문을 열어둬야 했지만, 각 차량이 '거리두기'인 지그재그 방식으로 주차돼 있어 안전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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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8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서커스 카라반(CIRCUS CARAVAN)' 드라이브인 공연이 열리고 있다. 서커스 축제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 간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100% 사전 예약제이며 무료다. 2020.09.18.kkssmm99@newsis.com
관객들이 한번도 차량에 내리지 않은 채 공연장 관람 구역 입장부터 퇴장까지 모두 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손세정제, 화장지 등이 담긴 키트를 증정했고, 문진표도 온라인으로 작성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차량이 없는 관객을 위해 렌트카 다섯 대를 빌려, 따로 예약을 받고 있다.

육아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1년 만에 공연을 보게 됐다는 젊은 부부는 "스태프 등이 이동하는 동선이 보이는 등 시선이 분산되는 불편이 있었지만, 차량 배치 구도가 좋아 시야가 넓었다"면서 "전환 장면에서 무대를 공중에 띄어 시선을 분산시키고 주정차에 전혀 불편이 없는 등 서울문화재단의 배려가 느껴졌다. 조명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밤에 보면 더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이브 인' 서커스 축제는 오는 10월11일까지 한 달 간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진행된다.

오는 10월4일까지 '서커스 캬라반'과 10월 9일~11일 '서커스 캬바레'로 나눠지며 총 74회 공연한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100% 사전예약제다. '서울 서커스 축제'는 매년  5월마다 진행됐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두 차례 연기 끝에 이날 개막했다. 예약은 네이버 검색 창에서 '서커스 캬라반' 또는 '서커스 캬바레'를 검색 후 예약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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